경제 · 금융

[미 경제전문가 찬밥신세] "예측오류많고 굳이 필요없다"

미국 경제는 8년째 장기호황을 구가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경제문제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푸대접을 받고 있다. 경제 분석가들의 예측이 빗나가 오류가 많은 탓도 있고, 회사들이 합병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이들을 불필요한 인력으로 간주, 잘라내고 있기 때문이다.한때 120명의 대규모 경제전문 인력을 거느리고 있던 시티 은행은 트래블러스 그룹과 합병하면서 경제분석 부서를 없애고, 트래블러스의 경제팀 50명을 활용하고 있다. 뱅크 어메리카는 지난해 21명의 경제분석 부서를 폐지하고, 그중 6명을 다른 부서로 발령을 냈다. 웰스파고 은행은 12명의 경제담당 부서를 없애고, 합병회사인 노웨스트 은행의 분석가 3명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 회사들이 경제전문가들을 불신하고 있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전문가들의 전망이 많은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70년대 오일 쇼크때 경제전문가들은 국제정세와 정치적 함수를 경제와 연결하지 못해 기업과 은행들이 큰 손해를 보았다. 또 2년전의 아시아 위기와 최근의 뉴욕 증시 활황을 경제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다. 또다른 이유는 미국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이 대부분 경제문제에 박식하기 때문에 굳이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존치 않으려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경제 전공자들이 할 일은 통계치를 분석, 하나의 경향을 추출해내는 역할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제조업체들도 경제전문가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70년대에 50명의 경제분석가를 두고 있던 IBM은 지금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인력만 남기고 있다. 명문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더라도 과거처럼 거시 경제를 운운하는 사람은 기업과 은행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대신 전문적이고 특수한 분야를 공부한 사람들만이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라는 명함을 내놓을 수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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