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감동과 재미·따뜻함 등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에 호소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상장을 계기로 한국 미디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더 많은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소개하겠습니다."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존 슈미트(61·사진) 콘텐트미디어 최고경영자(CEO)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슈미트 CEO는 "한국 증시 상장을 계기로 아시아 시장 진출과 우수 콘텐츠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미디어 기업과의 협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결과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콘텐트미디어는 이미 미디어 관련 한국 기업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올해 초 CJ E&M으로부터 '꽃보다 할배'의 방송 프로그램 포맷을 사들여 미국 NBC방송에 판매했다. 현재 '더 늦기 전에(Better late than never)'라는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내년 초에 미국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슈미트 CEO는 "지난달에도 프랑스에서 CJ E&M 관계자들과 만나 콘텐츠 관련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며 "다른 예능 프로그램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미국 영화사들이 리메이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한국 영화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콘텐트미디어는 런던·로스앤젤레스·토론토 등을 기반으로 영화 배급과 방송 프로그램 포맷 판매를 하고 있다. 콘텐트미디어는 앞으로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전 세계에서 콘텐츠 사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중국 기업 세븐스타즈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세븐스타즈는 지난 3월 콘텐트미디어 전체 지분의 약 20%를 사들였다. 콘텐트미디어는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 보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 회사명도 '세븐스타즈 콘텐트미디어'로 바꿀 예정이다.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미디어 시장이 중국인데 왜 한국 시장 상장을 결심했을까. 슈미트 CEO는 "한국과 홍콩 시장 중 어느 곳에 상장할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기존에 한국에 상장된 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홍콩보다 낫다고 판단해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우호적인 한국 시장의 분위기가 콘텐트미디어를 한국으로 이끈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콘텐츠 관련 기업 37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0.21배 수준으로 홍콩의 콘텐츠 관련 기업 50개의 PER 24.82배보다 높다.
슈미트 CEO는 한국 미디어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콘텐트미디어는 현재 250개가 넘는 영화의 배급권과 4,000시간에 달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한 판매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슈미트 CEO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전통적 배급과 프로그램 판매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모바일 등 뉴미디어를 활용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매년 10~12개 이상의 영화 배급권을 확보하고 200~300시간 분량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트미디어는 3월 결산법인으로 내년 6월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뒤 연말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