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마이너스 성장 현실로… 연말이 더 걱정

마이너스 성장 현실로… 하반기가 더 걱정<br>저축보험 이율 잇단 하향<br>저금리에 당국 규제 겹쳐<br>RBC비율 올리기 골머리


"실적 악화를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성장세와 수익성이 꺾일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 1ㆍ4분기 생보사 경영실적을 들여다본 한 대형 생보사 임원은 "우려했던 실적 악화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나마 태풍처럼 휘몰아쳤던 변액보험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저금리 기조라는 먹구름이 여전히 뒤덮고 있는 형국이라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삼성ㆍ대한ㆍ교보 등 '빅3'의 추락은 현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1ㆍ4분기 수입보험료가 전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났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꺾이지 않았느냐는 우려를 낳고 있어서다. 게다가 순이익마저 28%가량 급감한 터라 업계 영업전선에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NH농협 제외하면 평균 26% 순익 감소=지난 1ㆍ4분기 생명보험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2.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4월에 출범한 NH농협생명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율은 25.8%로 커진다. 마찬가지로 수입보험료 증가율도 16.4%에서 0.05%로 뚝 떨어져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보다 경기 악화와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 이나마도 선전한 결과라고 자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별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상경영 등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ㆍ4분기에 적자로 돌아선 현대라이프와 알리안츠ㆍ카디프ㆍ라이나 등 4개사의 사정은 더 절박해졌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변액보험 수익률 논란이 외국사를 비롯한 중소형사의 수입보험료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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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로 하반기도 걱정=변액보험 논란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수익률 악화는 여전히 갈길 바쁜 생보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한두 차례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자산운용에 고심한다.

최근 대형사를 비롯해 몇몇 생보사들이 앞다퉈 공시이율을 낮추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영업경쟁에서 밀리더라도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실제로 삼성·대한·교보생명은 8월과 9월 저축보험 공시이율을 잇달아 인하했다. 삼성생명은 8월 4.9%에서 4.8%로 내린 데 이어 9월에 다시 4.7%로 인하했다. 지난 2ㆍ4분기 자산운용 수익률이 4.3%로 떨어지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고객에게 보장해주기로 약속한 이자를 줄인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대한생명과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 공시이율을 내렸다.

◇금융 당국 자산건전성 강화 요구도 부담=금융 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자산건전성강화 등의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보험사들의 부담이다. 당장 보험금 지급 여력을 높이기 위한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는 자산운용에 큰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RBC비율을 강화하면 되지만 자산운용 수익률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한 대형 생보사 자산운용담당 임원은 "RBC비율을 끌어올리려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고채 운용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금융 당국의 규제가 수익성 제고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을 탄력적으로 집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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