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 경영(Fun Management)으로 널리 알려진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정시 도착률이 가장 높고 고객 불만이 가장 적으며 33년 연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 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지난 98년 이후 계속 10위권에 들었으며 최근에는 제너럴일레트릭(GE)ㆍ패더럴익스프레스(FedEx)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미시간대학이 주관하는 미국 내 고객만족도조사(ACSI)에서는 지난해 1위를 기록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성공 요인은 값싼 항공료로 단거리 국내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발굴해 공략한 이 회사의 가치혁신 경영에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허브 갤러허 회장의 펀 경영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항공사의 임금 수준은 경쟁사보다 그다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직률이 낮고 조직에 활력이 넘쳐나며 뛰어난 경영성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펀 경영을 통해 인간 존중의 가치와 신바람나는 직장문화를 정착시킨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은행장 취임 초부터 주주가치 경영과 고객만족 경영은 내부 고객인 직원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직원중시 경영’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고 이를 실천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직원중시 경영에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넣고 직원들이 즐겁고 신바람나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펀 경영’에 나섰다. 주주총회와 명예지점장 임명식을 비롯한 중요한 행사에 유명 성악가를 초청해 선율을 곁들인 축제장으로 바꾸었다. 시간을 내어 직원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행장실에 초청해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 화이트데이를 맞아 여직원들에게 일일이 사탕을 건네주기도 하고 꼬깔모자를 쓰고 직원의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면서 나부터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직원들이 갖기 쉬운 근엄한 은행장의 이미지를 조금씩 변화시켜나가고 있다.
남을 배려하고 서로 칭찬하는 분위기의 웃음과 유머가 넘치는 조직을 만듦으로써 직원들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일의 보람과 직장생활의 만족도를 높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펀 경영을 시작한 지 어느덧 한 해가 지났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으레 터져나오는 직원들의 박수와 휘파람 소리에도 이젠 익숙해져가고 있다.
지점 문을 들어서서 직원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보면 그 지점의 경영실적이 좋은지 나쁜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직원들의 표정이 밝은데다 웃음기가 서려 있고 점포 안팎이 잘 정돈돼 있으면 그 지점 직원들의 사기가 높고 경영실적도 좋다. 금융기업에서 사람은 대차대조표에 올라 있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금융기업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는 직원들의 잠재력과 열정을 어떻게 이끌어내는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직원중시 경영과 펀 경영을 반드시 성공시키리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굳게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