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후강퉁이 시행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후강퉁을 계기로 중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회계 불투명성 등의 문제로 저평가된 중국 국적주들이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차이나하오란(900090)(14.89%), 차이나그레이트(900040)(15.00%), 웨이포트(900130)(14.91%), 중국원양자원(900050)(14.84%), 글로벌에스엠(900070)(14.92%), 이스트아시아홀딩스(900110)(14.68%), 웨이포트(14.91%)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9곳(거래정지기업 제외) 가운데 6곳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또 완리(900180)(14.77%), 에스앤씨엔진그룹(10.44%), 씨케이에이치(900120)(6.85%) 등 나머지 중국 국적의 기업들도 전일 대비 주가가 급등했다.
이들 기업의 상승세는 후강퉁이 처음 시행된 지난 17일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원양자원은 후강퉁 이후 지금까지 무려 85.05%나 급등했으며 차이나하오란(50.73%), 이스트아시아홀딩스(31.25%), 차이나그레이트(25.71%) 등도 크게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 기업들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부실 회계'의 부정적 이미지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데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후강퉁 시행 등 중국과 관련된 호재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울러 높은 세금과 복잡한 거래 시스템 등이 걸림돌로 제기되는 후강퉁보다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기대 심리도 깔려 있다.
김남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회계의 불투명성 문제로 장기간 소외됐지만 한중 FTA 타결과 후강퉁 시행 등에 힘입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많아 변동성이 큰 만큼 실적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높은 세금과 복잡한 거래방법 등 후강퉁 거래의 진입장벽도 중국 국적주에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강퉁 거래에서 장내 매매 단위는 100주이며 100주 미만의 단주를 매도할 경우 장외시장에서만 가능하다. 거래 한도는 하루 130억위안, 전체 3,000억위안이다. 상하이A주는 해외 주식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22%, 배당소득세는 15.4%가 부과된다.
이대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 초기에는 아무래도 복잡한 요소들 때문에 거래가 미진해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향후 후강퉁이 성숙 국면에 들어서면 먹을거리가 많은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매력도 역시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