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금융시장이 가장 주목한 것은 달러화의 약세 흐름이었다. 올해 마지막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위가 성명서 코멘트 변경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상당 부분 덜어졌다. 이에 비해 여타 중앙은행의 후발적인 금리 인상 압력이 재차 부각되면서 달러화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2005년 중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강세를 견인한 것은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다른 국가와의 금리 격차 확대였다. 향후 FOMC의 행로가 시장의 예측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내년 1ㆍ4분기 전후로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과 여타 국가와의 금리 격차 축소와 함께 달러화의 본격적 약세 전환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최근 외환 시장의 움직임이 내년 이후의 환율 움직임 변화를 미리 반영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견조한 성장 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나는 달러화 약세는 아시아를 포함한 미국 외 증시에 긍정적이다. 이는 미국외 지역으로의 본격적 자금 이동을 유인하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 중 인터내셔널 펀드의 경우 대체적으로 달러화 약세 국면에서 자금이 탄력적으로 유입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외국인 매매 또한 인터내셔널 펀드의 자금 흐름과 방향을 동일하다. 실제 지난주 미국 전체 주식형 뮤추얼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는 2주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인터내셔널 펀드의 자금유입규모는 6억3,000만달러에서 9억 달러로 증가했고 아시아 6개국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 역시 8억7,0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늘었다. 다만 최근의 달러화 약세가 기조적인 추세 전환의 시작이라고 보기엔 다소 이른 측면이 있다. 인플레 압력이 잠재돼 있어 내년 1월 이후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월 외국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106억 달러, 채권 순매수 규모가 304억 달러에 달한 데서 나타나듯 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큰 그림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의 압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달러화 약세는 미국 금리 인상 싸이클 막바지 국면에서의 변동성 확대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당분간 미 통화 정책 전망과 관련 경제지표 변화에 대한 금융시장의 민감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