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이 상승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지난 7월4~6일 속초에서 열린 ‘대학 재정관리자 하계세미나’에 참가한 150여개 대학의 재정 담당자들은 주식, 펀드 등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세미나를 후원한 삼성증권은 ‘자금관리, 상품에서 자산배분으로’라는 주제로 강의도 했다. 이 행사를 계기로 일부 대학에서는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대학들이 투자 영역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업계 등 금융권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학들을 상대로 투자전략 설명회를 개최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선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대학자금 유치전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삼성증권. 현재 본사의 법인영업파트에서만 서울ㆍ경기 주요대학 10여개의 자금 5,000여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연세대와 이화여대의 자금을 공동 유치해 만든 ‘삼성ACADEMY-YES’펀드가 대표적. 채권형 사모펀드로 한때 많게는 수탁액이 2,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7개 대학의 자금을 모아 ‘상아탑’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김대하 삼성증권 PB법인영업파트장은 “사립대 적립금의 주식투자가 허용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대학들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대학 자금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나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손성규 연세대 재무처장은 “주식형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해외인프라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모투자펀드(PEF)에 투자하기 위해 PEF 관계자들로부터 투자설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국내외 대학들의 자산운용 성공사례 등을 소개하며 대학들을 상대로 적극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재 40여개 대학의 자금 1,500억원 가량을 유치한 상태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은행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대학들이 상품 설명을 요청을 많이 한다”면서 “하버드 등 해외 대학이나 서울대, 고려대 등의 국내 주요 대학들이 어떻게 운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명품 아카데미 랩’을 내놓고 대학자금 몰이에 나섰다. 투자설계부터 사후관리까지 대학기금을 1대1로 관리해 주는 맞춤형 상품으로,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장학금 형태로 기부하고 대학에서 추천하는 대학생에게 경제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제교육도 지원한다. 증권사 대표기구 역할을 하는 증권업협회도 대학 재정 담당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세미나를 후원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대학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중이다. 자체적인 자산운용 여력이 부족한 대학들의 자금을 한데 모아 공동 관리하는 ‘사립대학투자풀’을 구성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