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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다움'의 굴레 벗고 감춰진 나를 이해해야

[인터뷰] 남자 심리학 쓴 우종민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우리나라 남자들은 겉으로 남자답고 의젓하게 살기위해 웃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가정과 직장 내에서 꽉 막힌 인관 관계의 해법을 찾지 못해 속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듣고 배워온 '남자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에 쌓여 이른바 '집단 자폐증'에 빠진 상황입니다. 남자다움이라는 말은 이제 용도폐기 돼야 하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죠." 의사소통 부재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중년 남성들에게 해법을 제시하는 '남자 심리학'(리더스북 펴냄)을 쓴 우종민(사진) 인제대학교 신경정신과 교수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남자다움의 굴레'에 허덕이는 한국 남자들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남자들은 선배들에게 배워 아부하는 눈치는 있어도 상대의 감성을 읽는 눈치는 없다"며 "여자들과 달리 상대가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남자들은 이제 조직 내에서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진단하는 남자다움의 굴레는 젊은 세대라고 큰 차이는 없다. 대학생들이 신입생 환영회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물에 빠져 죽는 사건들이 그 증거라고 우 교수는 설명한다. 인생을 압박을 해 왔던 굴레를 벗고 진정한 남자가 되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는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 해 술의 힘을 빌려 상사나 아내에게 버럭 화를 내고 속내를 털어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많은 남자들이 이 같은 의사소통 부재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남자다움 속에 감춰진 자신의 콤플렉스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데 필요한 지침은 익힐 수 있다" 고 말한다. 말이 통하는 남자가 된다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리더십 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만으로는 앞서가는 리더가 될 수 없다"며 "조직 문제의 출발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본다면 말 없이도 상대방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리더가 최고의 리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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