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면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진급생'들이 나옵니다. 프리(pre) 코스닥으로서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 코넥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달라질 것입니다."
배상현(사진)IBK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은 최근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코넥스를 알리는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IBK투자증권은 코넥스 상장사 34개사 중 6곳의 지정 자문을 맡아 제3시장 발굴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소위 메이저(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진입하기 전 체력을 키우는 단계가 중요하다는 배 본부장은 "기관투자가나 코넥스 상장에 관심 있는 기업들에 지금보다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며 "내년 상반기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대표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 이 시장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곧 생후 6개월에 접어드는 코넥스에 대해 그는 "거래량 부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알지만 지금은 거래량만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시장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오히려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배 본부장은 "창업투자회사나 대주주가 자기 주식을 매각할 때 이 물량을 받아줄 대상이 있는 정도의 그림을 생각했다"며 "코스닥에 바로 상장이 어려운 기업들이 제도화된 시장에서 자금을 투자받고 투자자들은 이전 상장 등의 과정에서 이익을 거두는 '또 하나의 장터'를 마련해준다는 취지에선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는 시장 개장 후 지금까지 총 34개 기업이 상장됐다. 특히 이 중 2개사는 내년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해 이미 지정 감사가 진행 중이다. 그는 "이전 상장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고액자산가나 개인들도 이 시장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개인투자자의 투자 제한선인 3억원도 아직은 제도 시행 반년밖에 되지 않아 바꾸긴 어렵지만 내년쯤엔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조기업에 대한 상장이 좀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배 본부장은 "코넥스 상장사인 옐로페이는 코스닥에 상장하기엔 아직은 저조한 실적을 갖고 있지만 사업모델의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아 코넥스에 상장했고 최근 일반 공모 유상증자도 추진 중"이라며 "창의적인 사업모델이나 기술을 지닌 기업을 코넥스로 많이 끌어들여 메이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창투사들이 코넥스에 상장한 지 2년이 안된 중소기업에 투자할 경우 주식 양도차익과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면제하는 조세특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된 채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배 본부장은 "여당이나 야당 모두 중소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는 법안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 관련법 통과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IBK투자증권은 코넥스 개설 전부터 적극적으로 시장 참여 의지를 불태웠다. 배 본부장은 "IBK투자증권은 기업은행에서 직접 출자해 '중소기업 금융을 적극 지원한다'는 목표하에 설립됐다"며 "코넥스가 IBK투자증권의 설립 취지와 맞아 당장 수익성 창출 여부와 상관없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경영진의 발 빠른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초 IBK투자증권이 지정 자문을 맡은 회사를 모아 별도의 IR를 진행하는 등 투자자와 상장 업체와의 거리를 좁히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