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철강산업 구조조정 ‘윤곽’

◎포철·동국제강 참여 한보 새 주인찾기 가닥/삼미특수강 강판사업 포철·인천제철 인수전/기아특수강도 현대·대우 백기사 자임 ‘매듭’철강산업 구조조정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항제철과 동국제강이 인수의사를 선언하면서 한보철강의 새주인찾기 작업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삼미특수강의 강판사업은 포철과 인천제철이 인수경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또 혼미에 빠진 기아특수강을 건지기 위해 현대와 대우도 「백기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마지막 피치를 올리고 있다. 그 시작을 올해 1월 한보철강 부도로 보면 내로라하는 철강기업들이 잇달아 쓰러지고 1년도 채 안돼 구조조정이 매듭지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한보철강과 삼미특수강 등의 제3자인수가 성사되면 철강시장의 영역간 장벽이 빠르게 무너지면서 철강산업 구도가 상당부분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철과 동국제강의 한보철강 인수가 성사되면 고로(용광로)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온 포철은 미니밀 분야로 본격적으로 발을 뻗게 되고 동국제강은 열연강판 사업에 새로 참여해 포철과 경쟁하게 된다. 특히 삼미와 기아특수강의 경영권 변동은 20년 가까이 전문기업(삼미·기아)의 고유영역이던 특수강 업종이 완전 개방되는 결과를 낳게 돼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포철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B지구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신일본제철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철강업체로 부상, 향후 10년간 흔들림없는 아성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국제강이 당진제철소 A지구의 주인이 되면 「철강제품의 꽃」인 핫코일(열연강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조강능력 역시 현재의 2백50만톤에서 5백50만톤으로 대폭 늘어 업계 순위가 5위에서 단번에 포철에 이은 2위로 뛰어 오른다. 특히 동국은 계열사로 냉연 전문업체인 연합철강을 보유하고 있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으로 이어지는 판재류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기아특수강의 경우 완성차업체(현대·대우)의 공동경영에 맡겨지면 자동차부품용 특수강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게 돼 특수강 시장질서에 일대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미특수강의 향방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미는 올해초 포철에 봉강·강관사업을 넘긴 뒤 스테인리스 강판만 생산하다 부도를 냈는데 포철 컨소시엄(포철·세아제강·포스틸)과 인천제철이 스테인리스 강판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미의 강판사업 부문은 이달말께 공개입찰 방식에 의해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삼미그룹은 창업 43년만에 간판을 내리게 된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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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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