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적합성 원칙 작년에만 실시됐어도…"

반토막 펀드 가입자 탄식<br>업계 등 반대로 실시 늦어져<br>日은 우리보다 1년앞서 도입

‘적합성 원칙이 지난해에만 시행됐더라면….’ 불완전 판매에 따른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지켜보고 있는 전문가들은 적합성 원칙이 포함된 자본시장통합법이 좀 더 일찍 시행됐더라면 사정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아쉬운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반토막 펀드 소송 이면에는 은행ㆍ증권ㆍ판매회사 등이 펀드 등을 팔 때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묻지마식 불완전 판매’를 했던 것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 실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우리파워인컴펀드처럼 투기적 성격이 강한 장외파생상품 펀드를 일반 소비자에게 팔기도 했다. 적합성 원칙을 적용하면 파생상품 펀드는 개인이 아니라 금융정보에 정통한 기관 등에 주로 판매해야 한다. 자산운용협회의 한 관계자는 “적합성 원칙이 담긴 자통법이 지난해 시행됐더라면 불완전 판매 자체가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며 “아울러 거액의 손해배상을 부담해야 하는 금융회사가 생겨나면서 펀드 불완전 판매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이 대중화된 것은 지난 2005년. 2007년 말에는 펀드 가입 금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넘어서면서 가장 보편적인 투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정부는 2005년부터 해마다 펀드 등의 불완전 판매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적합성 원칙’은 업계 등의 반대로 시행이 늦어졌다. 자통법은 참여정부 때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2006년 말 입법예고됐다. 정부는 당시 입법예고에서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대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적합성 원칙을 명문화했다. 하지만 자통법 시행시기를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우여곡절 끝에 3년 뒤인 내년 2월4일로 확정됐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우리보다 1년 앞서 적합성 의무를 부여하는 등 시행시기에 있어 한국이 주요 국가 중 늦은 편”이라며 “자통법의 여러 쟁점사항을 놓고 국회 등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선진국은 원본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품에 적합성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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