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산층의 허위의식을 쏴라!

내달 8일부터 LG아트센터<BR>여성해방 고전작 '인형의 집-노라' 현대극으로


지난 120여년 동안 여성해방의 고전으로 여겨졌던 ‘인형의 집’이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에 의해 현대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역대 ‘인형의 집’ 중 가장 충격적인 결말을 지닌 연극 ‘인형의 집-노라’가 오는 6월 8일부터 3일간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인형의 집’은 노르웨이 작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으로 세계 근대극의 대표이자 여성해방문학의 효시로 평가 받고 있는 작품. 유능하고 자상한 남편을 둔 부유한 집안의 안주인 노라. 그는 당시 부르주아 계층의 귀엽고 상냥하며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아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선다. 작품이 발표된 19세기 노라의 가출 결정은 당시 유럽 사회의 일대 사건으로 논란과 충격에 휩싸였다. 초연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출가들이 각기 다른 결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독일 연극의 미래로 평가 받고 있는 오스터마이어의 화제작 ‘인형의 집-노라’는 21세기 남녀간의 관계를 재조명했다. 그는 ‘인형의 집’무대를 현대 중산층 가정으로 옮겨 놓았다. 디자이너 브랜드 가구들로 꾸며진 세련되고 현대적인 아파트에 사는 부부가 등장한다. 오스터마이어의 노라는 100년전의 노라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쾌활하며 섹시하다. 그녀는 사교생활과 자신을 가꾸는 것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부부. 하지만 어느날 노라의 감춰진 비밀이 밝혀지고 이들 부부 간에 숨겨져 있었던 갈등과 긴장감이 폭발하고 만다. 예상치 못했던 사건과 남편의 반응으로 괴로워하던 노라는 결국 남편을 총으로 쏜다. 오스터마이어는 노라를 통해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만들어 놓고 강요해 온‘헌신적인 딸’,‘완벽한 어머니와 아내’라는 모델이 지닌 허상을 벗겨낸다. 그는 자본주의 경제 이론이 사람들의 개인생활과 부부관계까지도 스며들었으며, 안락한 경제생활이 보장되었을 때에만 이들의 관계도 안전하다는 것을 꼬집는다. 오스터마이어는 작품이 초연 된 지 120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가 원시적인 모델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LG아트센터 6월 8일~10일.(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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