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슈즈 편집숍, 나만의 PB 모시기 경쟁

차별화된 쇼핑욕구 겨냥… 충성고객·매출신장 효과<br>ABC, 반스 이어 호킨스 돌풍<br>레스모아·슈마커도 개발 박차


"그 신발은 여기 없어요?"

최근 20대 직장인 이원식 씨는 커플 신발을 사기 위해 여자친구와 함께 슈즈 편집숍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한 적이 있다. 회사 앞에 있는 슈즈편집숍에서 골랐던 워커가 여자친구 집 근처의 다른 가게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것. 점원은 "그건 그쪽 단독 브랜드라 저희는 취급 못해요"라며 다른 신발을 권했지만 최씨의 눈에는 차지 않았다.

특정 슈즈 브랜드를 고집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업계는 충성고객과 매출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 브랜드(PB)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슈즈 편집숍을 통해 자사 지명도를 높인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반스(VANS) 열풍'을 일으키며 성장세를 거듭해 온 업계 1위 ABC마트는 지난해 10월 미국 VF사가 반스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더 이상 반스를 단독 브랜드로 활용할 수 없게 됐다. ABC마트는 영국 프리미엄 제화브랜드 호킨스(Hawkins)를 반스를 대신할 PB브랜드로 전면에 내세웠다. 호킨스는 론칭 3년 만인 지난해 ABC마트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해 150여개 취급 브랜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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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마트는 이밖에도 '평생 A/S로 비싼 값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며 인기를 끈 세계적인 명품 부츠 브랜드 대너(Danner)를 PB브랜드로 활용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내구성과 충격흡수에 뛰어난 비브람 아웃솔은 물론, 기능성 소재인 고어텍스를 적용한 대너는 한 켤레당 최고 70만원에 육박하지만 부츠 마니아들 사이에 입 소문이 났다.

이를 두고 ABC마트 관계자는 "단독 라이선스 브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를 웃돌 정도로 상당한 수준"이라며 "호킨스 등은 전체 매출 기여도가 클 뿐 아니라 스포츠화 위주로 짜인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경쟁업체인 레스모아는 발랄한 색상과 다양한 스타일로 눈길을 끈 로버스(ROVERS)를 앞세워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로버스는 전통의 제화브랜드 랜드로바가 제작한 제품인 만큼 가격대비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매서운 추위에 패딩부츠가 '잇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종아리를 감싸는 끈 장식과 여성스러운 라인이 돋보인 로버스의 '시베리아' 모델은 12월 초에 입고량이 전량 판매됐다. 로버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50% 뛰어올라 레스모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슈마커는 북유럽 감성을 담은 독점 라이선스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스웨덴에서 상륙한 핸드메이드 스니커즈 브랜드 짐리키(JIM RICKEY)와 프리미엄 캔버스 바비번스(Bobbie Burns)를 독점 판매해 고객 끌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편집숍마다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브랜드는 남들과 차별화된 쇼핑 욕구가 강한 신세대층에 어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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