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피아트, 크라이슬러 완전 인수

잔여지분 41.5% 35억달러에 글로벌 車업계 7위로 올라서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인 피아트가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완전히 인수한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피아트는 세계 자동차 업계 7위로 올라서게 됐으며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경쟁에도 한껏 불을 댕길 것으로 보인다.

피아트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크라이슬러의 2대 주주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산하 퇴직자건강보험기금(VEBA)과 잔여지분 41.5%를 35억5,000만달러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M&A로 피아트는 매출 기준으로 혼다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업계 7위로 도약하게 됐다.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는 두 회사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도약하려는 피아트의 비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피아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지난 2009년 크라이슬러 인수에 합의한 뒤 보유지분을 58.5%까지 끌어올리며 대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잔여지분 가격을 둘러싸고 VEBA와 이견을 보여왔다. 시장에서는 인수가격을 45억~50억달러 선으로 예상했는데 이번에 공개된 인수가격은 이보다 상당히 낮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아트가 오는 20일까지 지분매입 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피아트는 인수가격 외에도 4년에 걸쳐 모두 7억달러를 UAW에 건강보험 및 연금 등의 용도로 지급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유럽 시장 중심의 피아트와 미국 시장 중심인 크라이슬러 간의 합병은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피아트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럽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크라이슬러를 통해 최근 활황세인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정보 업체 켈리블루북의 잭 네라드 수석 편집 디렉터는 "글로벌 시장의 경우 침체되는 지역이 있으면 활성화된 시장도 있는 법"이라며 "두 회사가 중점을 두는 지역이 다른 덕에 이번 M&A가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M&A가 피아트의 유럽 지역 손실을 메우기에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아 있다(로이터)"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경쟁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포드는 올해 전세계에 23개 종류의 신차를 출시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 계획이며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졸업한 제너럴모터스(GM) 역시 메리 바라 신임 CEO를 선임하며 올해 신차 14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1,000만대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세계 1위 도요타 역시 올해도 엔저 등에 힘입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기술력과 자금력·판매망 등을 최대한 빨리 융화시키는 방향으로 향후 사업전략 수립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