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다국적 IT기업 '퀘스트'

국내기업 경영권 불법 편취 의혹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IT 기업이 자산 양수도 방식을 악용해 국내 IT업체 경영권을 불법 편취한 의혹이 제기돼 최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의혹의 골자는 나스닥 상장사인 퀘스트가 인수 국내 기업인 이글로벌테크놀러지(이하 이글로벌)의 핵심자원인 영업권 가치를 보상하지 않고 건물 보증금 등 물리적 자산 대금만 지불하고 해당 회사를 인수했다는 것. 이글로벌은 해외펀드 등이 투자해 만든 이글로벌홀딩스와 대표인 이학선씨가 지난 99년 각각 49.9%와 50.01%의 지분을 투자해 만든 소프트웨어 유통회사로 퀘스트 등 다국적 IT기업의 제품을 국내에 독점 공급해왔고 지난 2004년 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퀘스트는 2004년 한국에서 자체 판매망을 확보하기 위해 이글로벌 인수 의사를 밝혔고 이글로벌 측은 영업권 가격으로 750만달러를 제시했다. 영업권 가격에 대한 절충이 이뤄지지 않자 퀘스트는 우선 자산만 수십만달러에 인수하는 대신 최대주주인 이학선 대표가 새 인수회사(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대표를 맡아 향후 5년간 경상이익의 일정비율을 성과급 형태로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퀘스트는 이 대표 취임 후 6개월여 만인 2005년 5월 실적부진 등을 이유로 이 대표를 전격 해임시키고 이를 계기로 사실상 영업권 보상 차원의 성과급 지급 약정도 불법 파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이에 따라 퀘스트의 이글로벌 인수 및 이 대표 해임이 애초부터 영업권 보상을 회피하기 위한 사기행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중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브랜든 보그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대표는 최근 기자에게 “이 대표의 해임 사실을 알고 있지만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해당자(Correct person)를 찾아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몇주간 아무 응답이 없는 상태다. 퀘스트 대리를 맡은 바른법률의 장주형 변호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글로벌 인수 및 이 대표의 해임이 이뤄졌다”며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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