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움츠러든 경매시장, 틈새를 노린다

재일교포·탈북자등 특정작품 출품<br>해외업체와 亞미술 공략 손잡기도<br>현금 고갈로 과도한 입찰경쟁 없어<br>투자자엔 저가 매입 기회 될수도

선무 '김정일'

앤디워홀 '마릴린'

11월과 12월은 세계 주요 옥션회사의 메이저 경매가 열리는 기간이다. 국내도 마찬가지. 하지만 앞서 이달 초 뉴욕에서 열린 경매 낙찰률은 크리스티 62%, 소더비 54%, 폴햄스 59%로 초라했다. 세계금융위기란 태풍으로 인해 국내시장 역시 낙관적이지는 않은 상황. 이에 국내 경매회사들은 특정 분야나 해외시장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미술 애호가들을 끌어들이는 중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품이 사그라 든 상황을 오히려 호기로 삼을 수도 있다. ◇틈새시장 노리는 경매사=고미술품은 역사적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평가 돼 있으나 시장 상황에는 크게 요동치지 않는 ‘숨은 명품’으로 꼽힌다. 오는 27일 경운동 SK허브빌딩에서 제3회 경매를 여는 고미술품 전문 경매업체 아이옥션은 추정가 50~80억원의 석조일경삼존삼세불입상(石彫一莖三尊三世佛立像)을 출품, 국내작 최고 경매가에 도전한다. 기존 최고가 기록은 지난해 5월 서울옥션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유화 ‘빨래터’가 보유하고 있다. 공창규 아이옥션 대표는 “출품자의 부모가 1960년대 경주에서 발견해 소장해 온 것으로 원광대 양은용 대학원장, 정영호 단국대 교수, 정명호 전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들이 국보급으로 손색 없는 통일신라시대 불상이라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또 신윤복 신드롬으로 조선회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김홍도의 그림 ‘쌍아도’와 ‘해로도’가 출품됐다. 26일까지 열리는 프리뷰에 도자기와 고서화 등 총 179점이 선보인다. (02)733-6430 옥션별은 재일교포나 탈북자 출신, 민중미술 작가 등 대중의 관심이 아직 닿지 않았으나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틈새시장을 노린다. 오는 12월5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신관 12층 문화홀에서 열리는 제2회 경매에는 재일교포 작가 송영옥이 민족의 얼을 담아 그린 유화 ‘백제 관음상’이 추정가 20~30억원에 출품된다. 탈북자 출신 선무는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트레이닝복 차림의 김정일을 그린 풍자적 팝아트 작품 ‘김정일’(추정가 700만~900만원)을 선보였다. 민중미술 계열 신학철ㆍ구본주, 페미니즘 미술의 윤석남, 국내외 활동이 왕성한 이수경 등이 눈길을 끈다. 25~28일 200여 출품작의 프리뷰가 열리며 본 경매 전 29일에는 자선경매가 진행된다. (02)568-4862 K옥션은 일본의 신와아트옥션, 대만의 킹슬리 등 해외 경매사와 손잡고 아시아 전체 미술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경매를 오는 28일 마카오 베네치아 호텔에서 벌인다. 이우환ㆍ김창열ㆍ김동유ㆍ이동기ㆍ권기수ㆍ배병우 등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작가들을 내세웠다. 작품 550여점이 8시간에 걸친 경매쇼를 통해 선보인다. (02)3479-8831 ◇구매자에겐 저가 매입의 기회 일수도=위축된 시장상황이 오히려 구매자에게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세계 전반적인 현금 고갈로 이번 경매에는 지난해 같은 과도한 입찰 경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경매회사들은 위축된 구매심리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작들을 확보해 선보이는 동시에 출품 추정가는 현재 시장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낮춰 잡았다. 최저 추정가가 실거래가의 80%선에서 책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작품을 과도한 입찰경쟁 없이 소장할 수 있는 기회인 셈. 천호선 옥션별 대표는 “미술품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하는 만큼 자금만 뒷받침된다면 지금이 작품 구입의 호기”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경매의 결과가 최소 내년까지 계속될 시장침체의 주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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