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외 바이오기업 "코스닥으로 가자"

수준높은 인력·바이오산업 육성 정책 맞물려 매력 상승

美 캐털리스트 등 5곳 연내 상장 위해 주관사 선정 나서


해외 바이오 기업이 한국 코스닥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보이는데다 바이오 인력 수준이 높고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 등이 맞물려 상장 매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해외 바이오 기업 다섯 곳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신약개발업체 카탈리스트가 지난해 3월 미래에셋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내 상장을 목표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1개), 중국(2개), 일본(1개)의 바이오 업체들이 상반기 중 상장 주관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얼리센스 시스템(침대 메트리스에 센서를 부착해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장치)을 제조·판매하는 이스라엘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스닥시장 상장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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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추진 중인 곳들이 상장에 성공하면 해외 바이오 기업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 2013년 5월 미국의 엑세스바이오가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지만 이 회사는 한상기업으로 최영호 대표가 이끌고 있어 완벽한 현지 기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해외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시장 '러브콜'이 잇따르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투자자들의 유별난 '바이오 사랑' 때문이다. 실제 엑세스바이오의 경우 2013년 5월 코스닥시장 입성 당시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범위(3,600~4,100원)를 넘어선 4,500원에 확정됐다. 이날 주가는 1만3,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상태다.

한국 증시는 미국에 비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평가가 높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NASDAQ) 시장에서 상위(시가총액 기준) 4개 바이오 기업(길리어드사이언스·암젠·바이오젠아이덱·셀진)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에 불과하나 16일 기준으로 코스닥시장 상위 3개 바이오 기업(셀트리온·메디톡스·내츄럴엔도텍)의 평균 PER는 약 38배에 달한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수치로 회사의 이익과 비교해 현재 주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김태우 유진투자증권 기업공개(IPO)팀 이사는 "미국·중국·싱가포르·홍콩 등 국가에 비해 한국 증시에서 바이오 기업에 대한 평가가 높아 상장할 때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한국 증시에서 바이오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급속한 고령화로 바이오 업종에 유리한 산업 지형이 만들어지고 있는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수준 높은 바이오 관련 인력도 국내 증시 상장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일본 바이오 기업의 경우 국내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보다 풍부한 인력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의과대학 광풍'이 불면서 각지의 수재들이 의대로 몰려 들어 현재 국내 바이오 테크놀로지 인력 수준은 세계 최상급"이라며 "메디톡스·제넥신처럼 학계에 몸담고 계시던 분들이 회사를 창업해 바이오 시장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바이오 기업의 잇따른 국내 상장 추진 행보와 맞물려 국내 바이오 기업 역시 올해 대거 코스닥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바이오 기업은 코넥스 이전 상장을 포함해 최소 16곳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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