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건강] `헬리코박터'... 궤양환자 조기박멸 필요

경제난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과중한 업무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함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궤양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최근 서울대·연세대병원 등 대학병원과 서울시내 개인의원에는 증상이 가벼운 소화불량 환자를 비롯해 복통, 위경련과 같은 전형적인 소화성 궤양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예년에 비해 3~5배나 늘어나고 있다. 이들 소화성궤양 환자들의 검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헬리코박터」 세균. 우리나라 사람 4명 가운데 3명의 위장속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이 세균이 위궤양과 위염은 물론 위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대한내과학회가 밝힌 헬리코박터에 대해 밝힌 내용들을 정리해본다. ◇헬리코박터란=사람의 위장 등 소화기에 서식하는 세균을 말한다. 82년 호주인 의사 워렌과 마샬이 처음 발견했다. 염기성을 띠는 암모니아를 합성해 냄으로써 강력한 위산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하다. 주로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감염된다. 국내에 감염자가 많은 이유는 술잔을 돌리거나 식기를 같이 쓰는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헬리코박터의 치료가 궤양의 재발을 억제한다는 것은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위암예방과 소화불량의 치료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도시지역 감염률은 낮다=어린이는 20%, 성인은 75%란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우리 국민들의 헬리코박터 감염률이다. 그러나 도시지역 주민들의 감염률은 이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 목동병원 내과 이선영교수팀이 서울목동지역 아파트주민 7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36.7%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과 비슷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국내 헬리코박터 감염양상이 80%를 웃도는 농촌형과 40% 이하의 도시형으로 양분된다』면서 이는 사회경제적 여건과 위생의 차이 때문으로 분석했다. ◇검사법=숨쉬는 공기로도 헬리코박터 감염여부는 검사할 수 있는 요소호기 검사법이 나와 있다. 이는 헬리코박터가 요소를 분해할 수 있는 특성을 이용한 검사법이다. 이는 기존 검사법과 달리 내시경 검사나 혈액을 뽑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정확도도 높고 검사 즉시 결과를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비용이 비싸 4만~5만원이 든다. 기존 검사법은 5,000~1만원 정도다. ◇치료하면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은 감염률이 높아 치료해도 재감염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것. 그러나 재감염률은 그리 높지 않다. 대한내과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재감염률은 2.6~20%. 따라서 치료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재감염을 우려하기 보다 바로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헬리코박터의 치료=3~4가지의 항생제를 1~2주 동안 복용하면 90% 정도 완치된다. 궤양환자는 보험이 적용돼 1만5,000~5만원의 비용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 감염자는 보험에서 인정되지 않아 7만원~12만원의 비용이 든다. ◇치료대상의 논란=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지닌 감염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다. 헬리코박터 치료가 궤양의 재발을 방지한다는 것은 이미 학문적으로 입증됐다. 문제는 집안에 위암환자가 있는 이른바 위암 고위험군이거나 단순히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는 감염자. 강남성모병원 내과 정인식교수는 『위암예방이나 소화불량 증세의 치료를 위해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심증은 가지만 구체적인 확증이 없는 상태에서 수천만명에 달하는 국내 헬리코박터 감염자를 모두 치료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론도 많다. 서울중앙병원 내과 홍원선교수는 『궤양이 아닌 단순한 소화불량 환자도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면 절반 가량(50~55%)에서 증상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헬리코박터는 세계보건기구(WHO)도 인정한 공식발암 물질이므로 이의 치료는 비용과 절차의 문제가 아닌 원칙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위암 고위험군이나 소화불량 환자의 헬리코박터 치료는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신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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