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장출신 공격형 경영자 우대”/재계 연말 임원인사 5대 기류

◎원로급 대폭 물갈이로 세대교체 가속/능력인사 확대불구 승진은 소폭예상/내년 경영환경 급변대비 조기에 단행「현장출신의 공격적 경영자가 득세한다.」 올해 말 주요그룹 정기인사에 대한 전망이다. 재계의 경기불황 대응전략이 방어보다 공격쪽으로 급선회하면서 대변혁이 예고되고 있는 올 인사도 같은 맥락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황기를 경영했던 「관리형」 사령탑이 대거 퇴진하고 현장출신의 「터프가이형」들이 새로 부상한다는 것. 이는 「불황=감량·절약경영」이라는 기존의 상식을 뛰어 넘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와함께 올해 정기인사는 ▲소폭 승진에 대폭적인 퇴진으로 인사폭이 크고 ▲인사시기가 전반적으로 앞당겨지고 있으며 ▲원로경영진의 퇴진에 따른 세대교체의 가속화 ▲능력위주 인사의 확대 등이 「5대 기조」를 형성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는 『불황기는 평시대책으로 넘지 못한다』는 「진리」를 인사에서 실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격형 경영자의 「득세」는 모처럼 맞은 불황에 따라 나타난 새로운 양상으로 올해 가장 주목되는 인사패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황일수록 관리형보다는 저돌적이고 전략적 사고능력을 갖춘 경영자가 효과적이라는 선례를 대다수 그룹들이 수용하고 있는 것. 미국 IBM의 거스너 회장과 코닥의 피셔 회장 같은 이들이 좋은 예다. 최근 갑작스레 인사를 단행한 현대, 효성, 진로, 해태 등의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런 변화가 확인된다. 현대의 주력사 사장을 맡은 김영환 전자사장, 이내흔 건설사장, 효성의 김인환 동양나이론사장, 백영배 물산사장 등은 모두 영업현장이나 신규사업팀을 지휘했던 공격형 경영자들. 현대전자의 김사장은 맥스터, AT&T GIS사 등 미국 현지회사 인수 등 신규프로젝트를 도맡았고 건설의 이사장 역시 영업감각이 뛰어난 터프한 스타일로 평가되고 있다. 시기도 앞당겨 지지만 폭 또한 클 것이라는 점도 공통된 전망의 하나다. 부진이 더 심화되는 내년의 경우 한계사업 정리 등 대대적인 구조재편을 앞두고 있는데다 경쟁력 강화, 비용줄이기, 기술개발 등으로 경영구조 자체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사시기를 연말 이전으로 앞당겨 달라지는 내년도 경영환경에 일찍부터 대비하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도 인사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게 인사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사폭은 크지만 승진인사는 억제되고 퇴진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도 일반적인 전망. (주)선경을 비롯 많은 그룹들이 다수의 임원을 퇴진시키기로 한 상태다. 또 불황기에 대응해 최고 경영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와 함께 원로 경영진의 퇴진으로 급속한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불황기에 대응한 구조재편과 맞물려 감원은 최소화하되 최고 경영자에 대한 과감한 물갈이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현상유지」 보다는 적극적으로 뛸 것을 주문하는 「채찍」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5명의 원로를 퇴진시킨 한화그룹을 비롯, 효성, 진로, 해태 등 최근 인사를 단행한 곳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능력주의 인사는 현대, 선경, 금호, 코오롱 등 많은 그룹들이 능력급제 도입을 표방하고 나서면서 올해보다 확실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경향은 일반사원들에 대한 명예퇴직제 등 감원이 중단되면서 임원들이 감원의 주타깃으로 부상되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없으면 승진없다」는 것은 인사의 핵심기준이 되고 있다.<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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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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