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간 월가동향] 이라크戰 지연… `랠리지속` 관심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지난 주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 “이라크에 서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 보고의 후 폭풍이 이번 주 뉴욕 증시의 최대 관심사다. 블릭스의 발언은 국제금융시장에 이라크 사태의 새로운 불확실성을 심어주었다. 유엔 무기사찰단의 최종 보고가 있었던 14일 뉴욕 증시는 전쟁이 지연되거나 평화적 방법이 모색될 것이라는 기대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 이라크 사태의 시나리오는 새롭게 써야 하고, 그에 따른 금융시장의 반응도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라크 사태의 궤도 이탈은 평행선 상에서 전개되어온 북한 핵 이슈를 전면으로 부상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지정학적(geopolitical) 요인에 의한 리스크는 여전히 뉴욕 증시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4일 블릭스의 보고 이전에 미국과 영국은 이번 주 중에 이라크 공격 여부를 결정할 스케줄을 짜놓고 있었다. 그러나 유엔에서 방향이 빗나가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워싱턴의 수뇌부와 다시 의논한 후 대답하겠다며 방향 선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양심과 철학을 앞세운 프랑스는 한달 후인 3월 14일까지 무기사찰 기간을 연장한데다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제조 및 수입 금지 원칙을 발표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은 전쟁 연기 또는 평화적 방법에 의한 사태 해결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사태에 대한 증권시장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얻지 못한 채 단독 전쟁을 강행할 경우 주가는 더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전쟁비용 부담이 커지는데다 전후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사찰기간 연기에 동의하거나 평화적 방법이 모색될 경우 뉴욕 증시는 기술적으로 `안도의 랠리`가 기대된다. 아울러 지정학적 요인보다는 경제적 요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자신의 스케줄로 전쟁을 무리하게 진행시킬 수 없는 여건이 형성되면서 이번 주 뉴욕 증시는 경제지표에 눈을 돌릴 여유를 갖게 됐다. 또한 경기 회복 여부에 초점을 맞춘다면 주가 저평가론이 힘을 얻어 지난 5주째 실종됐던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일반투자자로부터의 광범위한 매수세를 기대할 수 없고,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트레이더들에 의한 장세(trader`s market)가 전개될 전망이다. 지난 주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4일째 가라앉다가 마지막 날에 유엔 보고 후 급등, 주간 단위로 다우존스 지수는 0.5%, S&P 500 지수 0.6%, 나스닥 지수는 2.1% 상승해 5주 연속 하락세를 정지시키고 반등했다. 2주내에 전쟁이 터질 것이라는 초조감이 조금 이완된 일시적 랠리일 뿐 여전히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여건 변화에 쉽게 하락할 수 있는 분위기다. ◇거시지표 호전 기대=이번 주엔 ▲1월 신규주택 착공 현황 ▲12월 무역동향 ▲1월 도매물가 및 소매물가지수 ▲1월 경기선행지수 ▲2월 필라델피아 FED 지수 등의 지표들이 발표된다. 신규주택 시장은 지난 12월에 급등했기 때문에 1월엔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되며, 경기선행지수와 필라델피아 FED 지수 등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거시 지표들은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좋게 나왔다. 1월 산업 생산과 재고량이 소폭 상승하고, 소매 판매도 기대 이상 신장된 것으로 나왔다. 제조업 부문에 미약하나마 활력이 붙고 있고, 소비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했는데 이는 전쟁 불안감 때문이다. 전쟁의 위협이 약해지거나 사라질 경우 심리 지표들은 금새 위쪽으로 방향을 틀기 때문에 과거 지표가 주식시장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기업 수익 개선=이번 주에도 굵직한 기업들이 수익을 발표한다. 다우존스 지수 구성 30개 기업 가운데 휴렛패커드와 홈데포의 수익 발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월마트 ▲퀘스트 ▲BEA ▲시에나 ▲핼리버튼 ▲노드스토롬 ▲넥스텔 ▲래디오 색 ▲타겟 ▲애질런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등도 관심의 대상이다. 기업수익 평가 기관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금까지 경영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의 4ㆍ4분기 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10.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ㆍ4분기에 미국 경제가 0.7%의 저성장을 기록했지만 기업 수익은 크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쟁 불안감만 해소되면 기업 수익 향상에 따른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