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권사 부실화 원인(IMF시대 증권산업)

◎주식 등 위험자산 7조원 넘고/수익성보다 외형경쟁 무리수/위험자산/보유 유동자산/19조8,686억중 현금화 가능 자산/9,750억 불과/외형경쟁/실적경쟁보다는 과당 출혈경쟁/창구사고 빈발/부실채권 급증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고려증권이 부도가 났다. 증권업계에서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면서 IMF체제에 따른 급격한 환경변화로 증권업계에도 험란한 항해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고려증권의 부도는 비좁은 국내 증권시장을 둘러싸고 국내 36개 증권사와 외국계 22개 증권사들이 벌여온 과당 출혈경쟁의 결과라고 지적, 이를 증권산업의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선 증권업계의 부실원인과 닥쳐올 환경변화 그리고 생존을 위한 대안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증권사 부실화 원인 증시 침체와 기업들의 연쇄 부도에 따른 회사채 대지급금 증가 등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 상반기 적자 규모는 총 3천42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적자 규모 2천3백91억원에 비해 27.2%가 늘어난 것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누적적자 규모등을 감안할 때 현재 국내 증권사들중 재벌 그룹 계열 증권사와 재무구조가 건실한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위기상황에 노출된 주된 원인은 과다한 위험 자산으로 인해 증시 침체기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쉽다는 것과 무리한 외형경쟁으로 경영 부실화가 심화됐다는 것 등이다. ▲과다한 위험자산 지난 9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총 유동자산(1년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 규모는 19조8천6백86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금, 예금은 9천7백50억원에 불과하며 주식, 채권 등으로 보유중인 상품유가증권 규모는 7조2천6백91억원에 달한다. 최근의 주가 폭락과 관련, 위험자산 1순위로 꼽히는 주식상품은 상품유가증권의 절반 가량인 3조2천9백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증시안정기금 출자금 등 투자유가증권 2조6천9백34억원을 감안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 및 채권에 묶여있는 자산이 무려 6조원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1년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는 18조3백57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3개월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차입금만 5조2천6백36억원에 달한다. 하루 또는 일주일단위로 상환해야 하는 초단기 차입금인 콜머니는 3조2천2백5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상반기 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증권사 주식상품의 평가손실 규모는 1조2백36억원에 달해 최근의 주가폭락을 감안하면 무려 2조원을 웃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리한 외형경쟁 증권사 부실의 요인중에는 수익성보다 실적을 따지는 외형경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지적이다. 무리한 외형경쟁으로 창구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물론 법인, 국제, 인수영업 등 각부문에서의 과열 경쟁으로 부실채권을 떠안는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마구잡이식 인수경쟁으로 기업들의 무더기 도산이 발생하는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부담하는 부실 채권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증권사들이 지급보증을 한 기업들의 부도 등으로 대지급한 자금 규모는 8천6백77억원에 달하며 대지급금 누계액을 가늠할 수 있는 사채보증구상채권 및 사고구상채권 규모는 1조1천4백39억원에 달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주식 매매에 따른 중개수수료에 크게 의존하다보니 점포개설 경쟁 및 실적 위주의 외형경쟁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자금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증권사의 수익구조에서 주식매매 수수료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시황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등도 부실화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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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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