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월가리포트] 월가 주식관련 속설들


하버드 MBA 월가 몰려가면 주가 상투. 아스피린 판매량 늘어나면 약세 장. 잔인한 9월, 1월 척도설. 월가에는 주식과 관련한 다양한 속설과 징크스가 있다. 미식축구 슈퍼보울 우승팀을 보면 한 해 증시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슈퍼보울 징크스’에서부터, 치마길이로 시장참여자의 투자심리를 알 수 있다는 ‘치마길이이론’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크리스마스때 보스톤에 눈이 내리면 이듬해에 주가 상승한다는 ‘보스톤 눈 척도설’ 처럼 다소 황당한 것도 있지만 하버드 MBA 졸업생이 월가로 대거 몰려가면 ‘상투’라는 ‘하버드 MBA 척도설’ 과 같이 고개를 끄떡일만한 논리를 갖춘 것도 있다. 슈퍼보울 징크스는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제법 통계적으로 맞아 떨어진다. 서머랠리와 산타클로스랠리는 세계 증시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맞서지 말라는 말은 투자 금언에 가깝다. 주식시장은 심리게임이다. 펀드멘털만이 시장을 움직이지 않는다.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변수에 의해서도 주가가 출렁거린다. 갖은 속설과 징크스가 수십 년이 넘도록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버드 MBA 척도설과 슈퍼보울 징크스=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졸업생들이 월가를 비롯한 금융회사로 진출하는 비율이 30%를 넘으면 주가가 약세국면으로 들어서고, 10%이하로 떨어지면 상승 국면이 곧 펼쳐진다는 역설적 속설이다. 과천 공무원들이 여의도 증시를 기웃거리면 상투라는 속설과 같은 이치다. 이 이론의 창시자는 하바드 동문인 로 소이퍼. 그는 블랙먼데이가 발생한 1987년은 물론 경기침체를 겪은 2000년에도 이런 현상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하버드 MBA졸업생의 금융회사 진출비율은 통상 20%대에 이른다. “남들이 탐욕이 느낄 때 두려워해야 하며, 모두가 공포에 질렸을 때 욕심을 부려야 한다” 는 워런 버핏의 금언처럼 ‘몰려다니지 말라’는 경고로 볼 수 있다. 슈퍼보울 징크스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비교적 잘 맞아 떨어진다. 이 징크스는매년 2월에 열리는 슈퍼보울에서 내셔널리그(NFL) 소속팀이 승리하면 그 해 주가가 상승하고 반대로 아메리칸리그(AFL)소속 팀이 이기면 주가가 하락한다는 속설이다. NFL 소속 뉴욕 자이언츠가 승리한 지난해의 경우 다우지수는 18.82% 상승하면서 징크스를 이어갔다. 1967년 이후 총 42차례 경기 결과 가운데 34번 적중, 80%가 넘는 정확도를 나타냈다. 올해는 NFL 소속 뉴올리언츠 세인츠가 우승컵을 차지해 강세 장을 예고했으나 현재까지 주가 흐름을 보면 들어맞지 않았다. ◇치마길이와 아스피린 판매량은 증시 전망대=치마 길이가 짧아지면 불황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반대로 해석한다. 치마 끝이 올라가면 갈수록 여유가 있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투자 심리도 보수ㆍ방어형 보다는 공격적 성향을 띤다는 논리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가 지난 1971년 제시한 이론으로 1930년대 대공황 때나 1970년대 오일쇼크 때는 치마가 길어졌다고 한다. 반대로 1920년대와 1960년대 미니스커트가 유행할 때는 주가가 상승했다. 두통약 판매량으로 증시 상황을 진단하는 것도 있다. 아스피린 판매량은 주가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두통약을 사는 투자자들이 늘어난다는 데서 연유했다. ◇서머랠리와 산타랠리=글로벌 증시를 짓누르던 남유럽 재정위기의 위력이 떨어지면서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때마침 지난주 세계 최대의 제조업체인 알코아를 필두로 막을 올린 미국의 2ㆍ4분기 어닝시즌은 월가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 있다. 여름철에 증시가 상승한다는 서머랠리의 기원을 두고 자주 갑론을박이 벌어지지만 월가 펀드 매니저들이 휴가를 떠나기 앞서 주식을 사놓는다는 데서 연유했을 것이라는 게 통설이다. 특히 미국의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2년 여름 다우존스 지수가 무려 두 배나 폭등하면서 서머랠리라는 용어가 정착됐다고 한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1884년 다우지수가 처음 만들어진 당시에는 철도관련주 이외에는 변변한 주식이 없었던 터라 풍년이 예상되면 여름철에 철도주가 미리 상승한 데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서머랠리는 주가가 상승하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의 희망이 반영된 용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산타랠리는 서머랠리에 비해 통계적으로 잘 맞아 떨어진다. 지난 100년간 다우지수 월별 상승폭은 12월이 가장 높았다. 미국의 연금투자자들이 연말에 주식을 팔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세금회피 목적으로 주식을 팔지 않는다는 것도 산타랠리의 근거로 꼽힌다. ◇5월과 9월은 피하고, 1월 주가 움직임을 봐라= 한 해 주식 움직임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주가 동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른바 ‘캘린더 효과’다. 뉴욕증시는 대체로 11월부터 4월까지 높은 수익을 올리다가 5월부터 10월까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다. 그래서 “5월에 주식을 팔고 떠나라”라는 광고카피 같은 속설도 있다. 미국의 여름은 5월말 메모리얼데이(현충일)를 기준으로 시작한다. 여름 휴가철 이전에 주식을 팔라는 것이다. 9월은 한 해 중 가장 수익률이 나쁘다. 1900년 이후 다우지수를 보면 9월에 평균 1.1% 하락했다. 9월에는 3대 1의 비율로 약세 장이 더 많았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LTCM 파산위기(1998년), 9ㆍ11테러(2001년), 리먼브러더스 붕괴(2008년)를 비롯해 금융시장을 뒤 흔든 주요 사건도 9월에 몰려있다. 그러나 잔인한 9월을 무사히 넘기면 시장은 10월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연말 랠리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12월과 1월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시기다. 1900년 이후 다우 지수의 월별 평균 주가상승률을 보면 ▦12월 1.5% ▦7월 1.4% ▦1월 1.1% 등의 순이었다. 12월과 1월은 보너스 철인데다 1월에는 연기금등 기관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개인투자자는 퇴직연금에 투자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식 매수 주문이 몰린다.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듯 1월이 한해 증시방향을 결정한다는 1월 척도설도 있다. 지난 1900년 이후 1월에 다우지수가 상승한 해에는 연말까지 나머지 11개월간 주가 상승률이 10.4%에 달했다. 반면 1월에 주가가 하락하면 나머지 기간 주가는 0.28% 오르는데 그쳤다. 1999년 이후 11년간 1월과 연간 주가 방향은 7대 4로 일치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좀 더 좁게는 1월 첫 5거래일의 주가 향방이 한 해를 결정한다는 속설이 있다.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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