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노골화하는 애플의 삼성 견제

삼성에 아이폰6 AP 물량 배정안해 … 부품 의존도 낮추려는 전략


삼성전자와 애플이 물러설 수 없는 특허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애플의 삼성전자 견제가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애플에 차기 아이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A8'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AP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연산처리 기능을 담당하는 핵심 반도체다.

19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신제품 '아이폰6'에 적용할 A8 프로세서의 전량 생산을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지난해 애플이 A8 프로세서 생산의 70%가량을 TSMC에 맡기고 나머지 물량을 삼성전자에 위탁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애플이 이 같은 계획을 뒤집고 A8 프로세서 생산 전체를 TSMC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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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20나노 공정 수율을 문제로 A8 프로세서 생산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의 수율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특허소송에 따른 전략적 판단과 원가 문제 등으로 삼성전자 물량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 등 거래업체와의 구체적인 계약상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이미 삼성과 특허 분쟁을 겪으면서 스마트폰 부품 분야에서 '탈(脫) 삼성' 기조를 보여왔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5'에 삼성전자의 D램을 제외했으며 AP 제조사에 TSMC를 처음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애플이 특허 분쟁으로 관계가 껄끄러운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낮춰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A8 프로세서 생산에서 삼성전자를 배제한 애플의 이번 조치가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 청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A8 다음 제품인 A9 프로세서 생산의 30~40%가량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14나노 공정에서 A9 프로세서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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