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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입과 혀로 돌아본 '이태원 산책'

美軍술집 떠난 자리 각국 맛집 들어서<br>인도 커리 부터 버거까지 입맛따라 '어서 옵쇼!'




[리빙 앤 조이] 입과 혀로 돌아본 '이태원 산책' 美軍술집 떠난 자리 각국 맛집 들어서인도 커리 부터 버거까지 입맛따라 '어서 옵쇼!' 서은영기자 supia927@sed.co.kr 그래픽=이근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출구를 벗어나자마자 드러나는 거리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부분 사람들의 눈은 휘둥그레집니다. '여기가 한국이야 딴 나라야!'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죠. 이태원은 정말이지 한국인 반 외국인 반입니다.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히잡을 두른 무슬림들의 모습도 이곳에선 흔한 풍경입니다. 이태원은 한국을 여행중이거나 장기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겐 고향 같은 곳인 반면 한국인들에겐 한국 속 이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만큼 이국의 문화가 한국 전통의 문화보다 강한 곳이라는 의미죠. 외국인들은 고향 음식을 먹으며 평온을 얻고 싶을 때 이태원을 찾지만 한국인들은 타지에서 느꼈던 신선함 혹은 문화충격을 만끽하기 위해 이태원에 갑니다. 이태원은 두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이태원관광특구는 이태원 입구(이태원1동)에서부터 한남 2동까지의 1.4㎞ 구간을 말합니다. 40여년 전부터 대로변을 중심으로 소규모 상권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7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보세물품을 파는 쇼핑가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세계의 맛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슬람 중앙성원 일대에서 무슬림을 상대로 할랄푸드(피를 제거하면서 윤리적으로 생산한 고기)를 판매하던 식료품점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레스토랑을 겸하면서 다국적 음식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해밀턴 호텔 뒷길에는 인도ㆍ파키스탄 음식점인 '모굴'이 자리를 잡았고 외국인이 몰리는 입지를 적극 활용, 다국적 음식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죠. 당시에는 주로 외국인 주재원과 대사관 직원들, 여행객들이 이태원을 찾았지만 이젠 내국인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태원에선 어떤 가게에 발을 들여놓아도 외국인 손님을 보게 되고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게 됩니다.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한국 음식점보다는 해외 여행지의 음식점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낯선 느낌이 달갑지 않은 사람에게 이태원은 그저 별난 동네지만 즐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이태원은 별천지입니다. 이번주 리빙앤조이는 이태원 세계 맛집에 대한 소개입니다. 이태원에는 우리가 흔히 맛보던 미국, 이탈리아 음식들도 있지만 한번도 맛보지 않은 생소한 음식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태원에 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로운 음식과 문화에 대한 열린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이슬람사원·해밀턴호텔 뒷길등 세계 맛집 100여곳 솜씨 자랑 이젠 고객도 절반 이상이 내국인 해마다 두차례 음식 축제도 2000년 무렵 용산 주둔 미군들이 기지를 비우면서 기존 미군을 상대로 성업했던 면세 바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바 자리를 대체한 것은 다국적 음식점들. 이태원에 세계 맛집들이 하나 둘 오픈하면서 2005~2006년 무렵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요즘은 이태원이 아닌 곳에서도 다국적 음식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불과 5~6년 전만 해도 중동, 아시아 등 독특한 세계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곳은 이태원이 유일했다. 현재 강남, 홍대 입구 등지의 다국적 레스토랑들 중 상당수가 이태원에서 유명세를 탄 뒤 분점을 내거나 이사를 간 음식점들이다. ■최근 내국인 고객 급증 이태원은 미군 부대와 각국 대사관 인근이라는 입지에 힘 입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아지트와 같은 곳으로 발전했다. 과거 이태원 음식점을 찾는 외국인 비중은 전체 손님 중 70~80% 이상이었다. 대부분이 대사관 직원, 외국 회사의 국내 주재원이나 여행객들이었다. 한국인이 오더라도 외국인 손님과 함께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국인 손님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각종 다국적 음식점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세계 맛 타운이 조성된 데다 당시에는 흔치 않던 테라스 음식점, 와인바 등을 선보여 미디어 노출도 잦았다. 또 한국인의 해외 생활 경험이 이전에 비해 월등히 많아진 것도 한몫 했다. 어학연수, 여행, 유학 등으로 해외 생활 기회가 많아지면서 해외에서 먹어본 음식을 국내에서 즐기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태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이 같은 변화에 힘 입어 외국인과 내국인의 비율은 차츰 같아졌고 일부 레스토랑은 내국인 비율이 외국인을 넘어서 인도ㆍ파키스탄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모굴은 90%가 내국인 손님이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 여전히 불편 이태원 지역은 다국적 음식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지만 이정표, 주차시설 등에선 미비한 점이 많다. 가장 많은 음식점이 모여있는 해밀턴호텔 뒷길에는 주차장이 부족해 길을 막고 세워진 자동차들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좁은 골목 하늘을 가리고 있는 전신주와 길게 늘어선 전선 역시 미관을 해치는 요인이다. 이태원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라면 꼭 한 번 방문하는 세계 음식 특구이지만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이태원호텔 부근에 설치돼 있는 관광안내소에는 음식점만 상세하게 표시된 지도 조차 없다. 이와 관련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측은 "다국적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해밀턴 호텔 뒷길 같은 곳은 이정표 설치, 전선 지중화, 주차장 증설 등이 특히 시급하나 현재로선 서울시에 푸드 타운 정비를 건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 일년 두 차례 음식축제 열어 쇼핑관광특구이기도 한 이태원 지역은 일년에 두 차례 세일과 음식축제를 겸한 행사를 진행한다. 두 차례 행사는 4월말~5월초 그랜드 세일과 9월말~10월초 지구촌 축제다. 이 시기에는 이태원 일대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축제에 참여하며 포장마차 등을 차려 놓고 메뉴당 2,000~3,000원, 높게는 6,000~7,000원선의 저렴한 음식들을 판매한다. 갖은 메뉴 중에서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 터키 케밥 등이 가장 인기가 좋다. 올해 축제는 베이징 올림픽 관계로 봄 축제 대신 8월 행사로 대체했으나 8월 행사에는 음식 축제가 생략됐고 9월에 이어지는 지구촌 축제는 예년과 같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밀턴호텔 뒷길 '푸드타운' ■아미고스(Amigo’s) 오픈한 지 3개월 남짓 된 멕시칸 레스토랑 아미고스는 미국인 사업주가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한 멕시칸 음식점 체인으로 이태원점이 국내 1호점이다. 멕시코 요리는 물론 텍사스와 멕시코 요리의 퓨전이라는 ‘텍멕스(Tex-Mex)요리’를 선보이는데 국내에선 흔히 맛볼 수 없는 치미창가(1만3,000원), 엔칠라다(1만3,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직접 만든 구아카몰 소스와 살사가 특히 신선하며 기본 메뉴로 나오는 나초 역시 직접 튀겨 짜지 않고 바삭바삭하다. 위치: 6호선 이태원역 2번출구 100m 직진 후 헬리오스 건물에서 좌회전 전화: (02)795-9711 ■스모키살룬(Smokey Saloon) 미국식 정통 수제버거를 선보이는 곳. 정통 수제 버거의 맛을 내기 위해 미국 각지를 돌아다녔다는 조성민 대표의 말대로 이곳 버거는 미국인들 조차 인정하는 맛을 낸다. 인기메뉴는 앰뷸런스(9,900원), 키스미레터(1만2,900원), 슬로피 프라이스(5,900원) 등. 그중에서도 계란 후라이와 해쉬브라운(으깬 감자 튀김), 베이컨이 어우러진 앰뷸런스 맛이 일품이다. 위치: 해밀턴 호텔 오른쪽 골목에서 우회전 직진 전화: (02)795-9019 ■부다스벨리(Buddha’s Belly) 가게 이름을 직역하면 ‘부처님의 배’. 풍만한 부처님 배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음식을 배불리 먹다’ ‘먹음직스럽다’ 등을 상징한다. 대부분의 태국 음식점들과 달리 태국 북부지방 음식을 선보이는데 흔히 맛보는 태국 음식에 비해 좀더 맵고 신 편이다. 남산터널 방향 중앙 경리단 쪽에 1호점이 정통 태국식을 선보인다면 2호점은 퓨전 태국음식을 선보인다. 태국음식 마니아들에겐 잘 알려진 솜탐(Som Tam) 샐러드를 이태원 지역에선 유일하게 내놓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위치: 해밀턴호텔 뒷길 게코스가든 건너편 건물 2층 전화: (02)796-9330 ■르셍떽스(Le Saint-Ex) ‘어린왕자’의 작가 생떽쥐베리 이름을 따서 만든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정통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이는 곳이다. 2000년에 문을 연 이곳은 프랑스 본토에서도 “한국에 가면 르셍떽스에 가봐야 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맛에 있어선 정평이 나 있다. 화려한 음식보다는 소박하고 양이 많은 편이고, 프랑스 비스트로 출신의 조리장이 직접 요리를 해 “프랑스에서 먹던 그 맛”이라는 평을 빼놓지 않고 듣는다. 특히 주말 브런치 인기가 좋은데 세트(2만1,000원)와 플래터(1만6,000원) 두 종류가 있다. 위치: 해밀턴호텔 뒷골목 좌측 끝 전화: (02)795-2465 ◇소방서 뒷길 '할랄푸드 타운' ■포린푸드(Foreign Food) 할랄푸드 전문점. 할랄푸드란 윤리적으로 생산한 고기 즉 짐승이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도록 피를 제거하며 생산한 고기를 말한다. 인기메뉴는 탄두리 치킨(8,000원), 치킨 티카 마살라(1만원) 등으로 여느 인도 음식점에서도 볼 수 있는 메뉴지만 가장 인도 본토식에 가까운 맛을 낸다고 정평이 나 있다. 가격도 여느 음식점 보다 저렴하다. 특히 금~일 이용할 수 있는 점심ㆍ저녁 뷔페가 저렴한 가격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다양한 커리를 1인당 1만5,000원에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위치: 이태원 소방서에서 이슬람중앙성원 방향으로 30m 전화: (02)796-3700 ◇해밀턴호텔~제일기획 길 ■르 시갈 몽마르뜨(Le Cigale Monmarte) 테라스가 돋보이는 캐주얼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홍합요리가 가장 인기 있는데 특히 매운 토마토 홍합요리가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위치: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2번 출구서 한강진역 방향으로 100m 전화: (02)796-1244 ■소르티노스(Sortino’s)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 요리사가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는 곳이다. 아담한 내부에 창가를 따라 널려 있는 코르크 마개와 와인 병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통 이탈리아 요리는 짠맛이 강해 한국인이 소화하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니 짠 음식에 자신이 없다면 주문할 때 미리 말해둬야 한다. 위치: 이태원역 3번출구 제일기획방향 100m 전화: (02)797-0488 ■타이가든(Thai Garden) 국내 최초의 타이레스토랑인 ‘타이오키드’ 원년 멤버들이 모여 지난해 11월 오픈한 곳으로 한국 최고의 타이 레스토랑을 자부하는 곳이다. 방콕을 중심으로 한 태국 중부지역 음식을 선보이는 이곳은 짠맛을 줄여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을 선보인다. 태국 현지에서 공수해온 각종 허브, 향신료가 태국 정통의 맛을 내는 비결. 여기에 태국 유명 호텔에서 근무했던 조리장들의 노하우가 더해졌다. 흔히 태국 음식을 먹기 어려워 하는 이유가 고수(실란트로)라는 야채 때문인데 이 경우 웨이터에게 “마이 싸이 팍치”라고 말하면 고수를 얹지 않고 음식을 내온다. 한 사람당 1~2만원 선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위치: 6호선 이태원역 2번출구. 한강진역 방향으로 도보 5분 직진. 이태원 호텔 옆 편의점 건물 3층 전화: (02)792-8836~7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입과 혀로 돌아본 '이태원 산책' ▶ [리빙 앤 조이] 이태원 맛집 거리 ▶ [리빙 앤 조이] 망막 전문치료병원 시대 개막 ▶ [리빙 앤 조이] '마우스 품'만 잘 팔아도 여행경비가 반값 ▶ [리빙 앤 조이]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外 ▶ [리빙 앤 조이] '원주따뚜'를 아십니까? ▶ [리빙 앤 조이] 에이브릴 라빈 네번째 내한 공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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