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골프장 사업, 전문화하거나… 정리하거나

공급 과잉·경기 침체로 진퇴 기로속 태영·삼성에버랜드는 브랜드화등 확장세

기업들의 골프장 사업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 기업 오너의 의지에 의해, 또는 트렌드에 편승해 그룹사들의 골프장 건설이 붐을 이뤘지만 최근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골프장 공급이 과잉 조짐을 보이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사업 환경이 급변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골프장 사업을 전문 사업 분야로 더욱 확장해나가거나 서서히 정리의 수순을 밟는 기업들로 뚜렷이 양분되는 분위기다. 태영그룹은 골프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경기 용인, 경북 경주와 상주에 소재한 태영건설 소유 골프장의 이름을 올해 초 '블루원'으로 브랜드화하며 전문 사업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블루원 상주(옛 오렌지) 골프장을 인수했던 태영은 최근 매각설이 나온 동양레저의 퍼블릭 골프장 웨스트파인(경기 안성) 인수 협상자 중 한곳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4개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삼성에버랜드는 '한국 골프종가'의 면모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창업주의 정신이 담긴 안양베네스트를 초일류 골프장으로 변모시킬 방침이다. 오는 2012년 1월부터 1년 이상 휴장하고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에게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맡기는 한편 클럽하우스도 새로 고칠 예정이다. 누가, 어떻게 코스를 바꿔놓을 것인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기존 연회원제에서 국내 최고 가격의 회원권 분양 가능성에 대한 추측도 끊이지 않아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 성주와 경남 김해, 제주에 3곳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통합운영 시스템 구축과 계열 골프장 운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향후 롯데스카이힐 부여의 가세에 맞춰 본격적인 골프사업을 검토하는 준비단계로 보인다. 우정힐스ㆍ마우나오션 등을 보유한 코오롱은 사업 확장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제주 소재 골프장 매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북 선운산CC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골프존도 웨스트파인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면 골프장 사업을 축소하거나 정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모기업의 재정 상태 악화와 골프장 사업의 영업이익률 하락에 따른 업종 합리화 전략 등이 이유다. 동양은 웨스트파인과 강원 속초의 영랑호 리조트 9홀 코스를 내놓았다. 금호아시아나는 사이판 골프장 매각에 이어 아시아나CC 매각설이 나오고 있으며 경기 여주 골프장 추진은 백지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광토건은 지난해 여주 그랜드CC를 국방부에 매각한 데 이어 인천 그랜드CC의 매각도 추진 중이며 대한전선은 무주리조트와 선운산CC를 각각 부영과 골프존에 넘겼다. 전문가들은 다수 골프장을 보유한 기업이 전략 사업으로 삼을지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골프장 컨설팅 및 위탁운영 전문업체인 듄즈골프㈜의 황진국 대표는 "기업이 골프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뽑아내려면 선진 운영기법과 창조적인 영업 마케팅 전략을 갖춰야 하고 특히 복합적인 부문을 융합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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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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