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또 다시 물가 걱정 금리 동결 항변하는 한은

중국 물가 1%P 뛰면… 국내는 0.08%P 상승


중국발 물가상승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 하반기 중국의 물가상승세가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국내 물가는 0.08%포인트 밀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3년 전보다 0.02%포인트 커진 수치다.


◇물가안전판이던 중국, 물가 위협하나=중국 물가는 겨울철 이상기후로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1ㆍ4분기부터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 들어 베이징 등 6개 지방정부가 최저임금을 평균 13%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높아졌다. 중국 물가가 하반기 평균 4%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심지어 노무라증권은 4ㆍ4분기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무려 4.7%에 이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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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국 물가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점이다. 한은이 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으며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물가 1%포인트 상승은 국내 물가를 0.08%포인트 끌어올린다. 2010년 통화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중국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가 0.06%포인트 상승했다. 3년 새 0.02%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반면 최근 엔저에 따른 물가하락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 엔ㆍ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됐지만 소비재 수입비중이 워낙 낮아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금리동결, 하반기 물가에는 도움=중국 소비자물가는 1~3개월 뒤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은은 최근 수정한 경제전망에서 상반기(1.6%)보다 하반기(2.8%)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상보육ㆍ무상급식 효과를 제외하면 하반기 물가는 3.2%까지 오른다.

물가안정을 책임진 한은 입장에서는 중국발 물가 상승이 올해 물가관리의 핵심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수입비중이 높고 가격상승이 빠른 생활용품ㆍ섬유류 등은 가격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리동결 역시 하반기 물가압력을 어느 정도 고려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수입효과에 따른 물가안정을 누렸다면 이제 중국 물가상승에 따른 물가불안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반면 일본이 단기간에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의 대규모 금융ㆍ재정 완화정책은 우리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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