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두터움에 눈을 떴다

제13보(158~197)




흑75로 참고도1의 흑1에 끊었더라면 흑이 더 쉽게 이길 수 있었다. "박영훈이 이 바둑을 즐기고 있는 인상입니다. 끊어서 목을 쳐주는 것이 승부사의 도리인데 그것을 보류하고 끝내기를 하고 있어요."(양재호) 참고도1의 흑1이면 이 승부패를 흑이 이길 수 있었다. 흑에게는 3과 9에 팻감이 있는데 백에게는 백6의 팻감 하나밖에 없는 형편(흑5와 11은 2의 오른쪽. 백8은 2의 자리)이었다. 박영훈은 실전보의 흑91로 어차피 흑승이라는 계산을 마쳐놓고 있었다. 백96으로 참고도2의 백1에 연결하는 것은 흑4의 먹여침이 절호의 팻감이 되므로 어차피 백이 못 견딘다. 흑97이 놓여서는 더 이상 변수가 없는 흑승이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20여 수를 더 놓아보고서야 돌을 던졌다. "이세돌이 약 올랐을 겁니다. 동생뻘인 박영훈이 얼른 목을 쳐주지 않고 희롱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던지지 않고 한참 더 둔 것이지요."(목진석) "두텁게 두면서 전투에 대비한 것이 주효했어요. 박영훈이 두터움의 위력을 잘 살린 한판이었습니다."(양재호) "무조건 실리를 자꾸 챙기는 것이 박영훈의 옛날 모습이었는데 이젠 두터움에 관하여 눈을 뜬 것 같습니다."(윤성현9단) 박영훈은 2연패 후에 감로수 같은 1승을 얻어냈다. 5번기는 이제 재미있게 되었다.(82,88,96…64. 85,93…73) 197수 이하줄임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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