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7월 4일] 경제난 극복에 힘 모을 때

최근 고유가와 원자재 파동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촛불시위와 파업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곡물과 금속 등 일부 원자재는 높은 가격에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물가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골디록스 경제의 꿈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지금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온 지구를 뒤덮고 있다.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5월에도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률이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80% 가까이 상승했다고 하지 않는가. 국내외 경제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쇠고기 파동 이후 아직도 국론은 분열되고 사회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쇠고기 추가협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촛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일부 단체는 파업과 정권퇴진까지 선동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만들었던 서울광장은 5년 내내 그를 성토하는 광장으로 북적거릴 것 같아 걱정스럽기만 하다. 이런 사회적 불안에서 시급히 탈출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머지않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얼마 전 화물연대의 10일간 파업에서만도 무려 74억달러의 수출입 차질이 빚어졌다고 한다. 사회불안으로 기업의 생산활동과 외국인투자가 위축된다면 얼마나 많은 서민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겠는가. 지금은 국민 모두가 힘을 합해 사회안정을 찾고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회적 통합과 경제적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겠는가. 첫째, 쇠고기 수입 문제는 이제 서울광장에서 마무리 짓고 여의도로 무대를 옮겨야 한다. 촛불을 들고 있는 시민들도 이제는 인내심과 관용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가 약속한 대로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는다면 국민의 건강이 담보될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할 때다. 그래도 미진한 점이 있다면 이제는 촛불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 둘째, 모든 경제주체가 단합해 에너지 절약과 고통분담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물론 석유 및 원자재 가격 폭등은 해외에서 요인이 비롯됐으므로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세금을 인하하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 국가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된다. 최선의 정책은 대대적인 소비절약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여가는 것뿐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고 소외계층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 셋째, 노사에 직접 관련이 없는 정치적 파업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이고 적대적인 노사관계 사례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조사한 60개 국가 중 최하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모두 법적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협의하고 근로자는 파업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사용자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 복지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파업으로 생산활동이 위축되면 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가. 결국 하루하루를 일자리에 의존해야 하는 서민들 아니겠는가. 정부는 합법적인 노조활동과 시위는 최대한 보장하면서 불법적 행태는 엄격히 규제해 사회질서를 유지해야 한다. 모든 경제주체가 동시에 박수를 보내는 경제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개혁정책도 이해관계의 갈등 없이 실행될 수는 없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정책의 이러한 특성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 설득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개혁의 성과는 오늘보다는 더 먼 후일에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모든 경제주체가 내일의 한국을 위해 서울광장보다 더 넓은 세계를 향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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