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일.서울은행] 대대적 경영혁신 시급

외부 수혈로 은행기능을 찾기 위한 기본 여건은 갖추었지만 부실누적에 따른 「조직의 피로」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어차피 매각작업이 늦어진다면 서둘러 조직혁신을 통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1일 『은행에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상부 임원들은 과거의 「외형 위주 경영」에 안주하고 있다』며 『특히 은행 경영의 화두로 이미 자리잡은 리스크관리에 대한 아무런 준비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자체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유시열(柳時烈) 행장 취임 후 자구노력 차원의 혁신적 인사개편이 단 한차례도 없었다』며 『이제는 조직의 피로가 한계에 도달해 직원들이 하루 때우기식 근무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 서울은행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후 승진인사가 제대로 이루어진 일이 없다』며 『신상필벌이 없으니 모두가 맡은 일에 책임지기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여타 합병은행들이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통해 승진인사를 단행하고 있는 모습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물론 직책별 연령에서는 여타 시중은행과 별 차이가 없다. 제일은행의 경우 40대 차장급이 320명으로 조흥은행(313명)과 비슷하다. 제일은행의 한 고참간부는 『임원들이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담보위주 여신만을 고집하고 있어 적극적인 영업확대에 고충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매각작업이 늦어지면서 수많은 고객들이 이탈하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며 『조직이 망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행의 한 중견간부는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후 외국인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시급한 것은 일선 조직의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여타 시중은행들이 합병 등을 통해 임원진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고 일부에서는 다양한 외부전문가를 동원해 조직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며 『국민의 무한혈세를 투입받은 두 은행의 조직이 변화하지 않는 한 세금투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과감한 문책인사를 서둘러 단행하고 외부수혈을 통해 조직활성화를 시도하는 등 혈관 뚫기 작업부터 실행해야 진정한 기업가치 높이기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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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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