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0년대 태동한 화학섬유산업(화섬산업)은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기간 산업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국내 수요 둔화와 개발도상국의 활발한 시장진입 등으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주요 국가별 폴리에스터 시장점유율(생산량 기준)을 살펴보면 중국 71%, 한국 3%, 미국 2%, 일본 1%를 기록해 한국 화섬산업은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반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능력을 바탕으로 하이테크 화섬기업으로 거듭난 미국의 듀폰이나 일본의 도레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세계 화섬산업을 이끌고 있다.
국내 화섬기업들도 글로벌 일류 화섬기업들과 같이 굴뚝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
한국 화섬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집중 투자로 하이테크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폴리에스터 산업은 장치산업으로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높지만 범용제품의 경우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저임금 등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차별화 기술력을 기반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스판덱스는 1959년 미국 듀폰사가 만든 폴리우레탄 섬유의 제품명이지만 업계에서는 우레탄 섬유의 대명사로 사용된 지 오래다. 기업의 차별화 제품은 시장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휴비스도 국내 최대 규모의 폴리에스터 연구인력과 파이로트 설비를 갖춘 R&D 센터를 운영하며 국내외 특허 개발, 업계 최대 규모의 국책 과제를 수행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LM(Low Melting)이라는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바인더파이버(binder fiber) 시장의 약 40%를 차지했다.
최근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 FTA 체결을 통해 관세혜택을 통한 수익 증대와 새로운 시장 진출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반면 중국ㆍ베트남 등과 같은 신흥 국가들과의 FTA 협상이 진행되며 무한경쟁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세계시장이 점차 화섬산업의 변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 화섬기업들은 R&D 강화와 자사만의 차별화 기술력, 시장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