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앞으로 18년에 걸쳐 건설될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전략이 보다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15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정과제회의에서 드러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외국인투자지역이 제조업 중심의 `굴뚝산업`이었던데 비해 물류ㆍ다국적기업 지역본부ㆍ금융기관ㆍR&D센터ㆍ관광레저단지 등 `비(非)굴뚝`산업의 집적지로 이뤄진다는데 있다. 우리 외자유치전략이 기존 제조업중심에서 향후 서비스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을 거점기지로 활용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유치하고, 이에 따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외국교육과 의료시설 등을 제공해 이들에게 자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똑 같은 주거요건을 갖춰주겠다는 전략이다.
◇영종은 물류, 송도는 다국적기업본부, 청라는 위락시설 집중=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지구(1,611만평)와 영종지구(4,184만평), 청라지구(541만평) 등 3개 지구로 나눠 각 지구별로 다른 목표를 갖고 개발된다. 개발기간은 1단계(2003년∼2008년)와 2단계(2009년∼2020년). 3개지역의 총면적은 여의도의 70배인 6,336만평이다.
우선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지구는 UPS, FedEx, DHL, TNT 등 국제특송화물 빅4의 아ㆍ태지역본부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세계 특송화물(빠른 화물)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입주할 경우 인천공항이 자연스럽게 동북아허브(Hub)기지로 부상하게 되는 점을 노리고 있다. 이미 DHL은 이전의사를 밝혔고 필리핀 수빅 허브를 활용하고 있는 FedEx나 클라크 공군기지를 쓰고 있는 UPS 등 나머지도 투자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송도지구는 세계 500대기업의 지역본부 유치가 핵심목표다. 정부와 인천시는 이미 1000대기업에 투자유치설명서를 보냈다. 이 곳에는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 공원, 호텔, 병원, 학교, 주거단지 등도 들어선다. 청라지구는 국제업무, 위락, 스포츠관련시설을 유치한다. MGM, 월트디즈니, 유니버셜 픽쳐 등 대형리조트기업들의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화교자본을 활용해 차이나타운을 개발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병원, 교육시설 내국인 이용 허용=외국인전용병원과 외국인 학교에 내국인 사용과 입학이 허용되는 것도 주목된다. 외국인 전용병원에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문제는 그동안 의사협회와 시민단체 등이 반대해왔으나 허용쪽으로 방향을 잡아 매년 미국 등 외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출국하는 약 2,000~3,000명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이들이 지출하는 비용은 연간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복지부는 추산하고 있다. 중국ㆍ일본ㆍ타이완 등 동북아국가 환자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학교 입학허용은 해외조기유학생들을 잡을 수 있는 대책이다. 이 곳에 진출하는 병원과 학교의 채산성 확보도 배려한 정책이다.
◇202조원 투자자금, 프로젝트법이 활로=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한 것은 송도와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지구를 연결하는 길이 10.25km의 제2연륙교건설. 위원회는 이 다리는 9.094억원이 들어가는데 북경올림픽과 인천 국제도시엑스포가 열리는 2008년까지는 완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굴곡노선 직선화, 제2외곽순환고속도록 건설, 인천공항-김포-서울역을 운행하게 될 공항철도 완공 등 인프라조성 등 논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개발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부가 2020년까지 예상하고 있는 총 소요자금은 202조원. 이 가운데 정부와 인천시가 투자하는 14조7,000억원의 재원은 확정됐지만 나머지 자금은 유동적이다. 이에 따라 378조원에 이르는 시중부동자금을 활용할 대책으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법`을 연내제정이 거론되고 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