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워크아웃 실태] '살인적 고금리' 실질적 지원 부족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워크아웃 1년」을 기념하는 오호근 위원장의 인터뷰를 계기로 충격적인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워크아웃 대상기업에게 채권단이 행하고 있는 「이기적행태」를 전면에 노출시킨 것이다. 吳위원장도 이날 하반기 구조조정위원회의 핵심역할중 하나를 『채권금융기관들의 의식전환에 두겠다』고 밝혔다.◇고금리에 돈도 안준다= 구조조정위원회가 워크아웃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충격적인 부분은 금리. 물론 고금리가 책정되고 있는 여신은 26조에 달하는 전체 여신중 3,565억원에 불과하다. 또 대다수 여신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출자전환과 이자유예·금리감면 등 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적지않은 희생을 치른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본질이 문제다. 「채권단과 기업의 손실분담」에 의해 진행돼야할 워크아웃의 근본취지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40개사를 표본으로 한 「고금리조사표」에 따르면 개별업체들의 전체 여신중 상위 5개 고금리채권의 단순평균금리가 16.42%에 달했다. 특히 일부 업체는 26.30%의 살인적 금리를 물고 있으며, 20% 이상의 초고금리 여신을 지니고 있는 업체들도 4개에 달했다. 한자릿수 실세금리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부분이다. 신규로 집행되는 자금도 마찬가지. 적지않은 업체들이 채권단으로부터 제대로 자금을 못받아 상승되는 영업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61개사를 표본으로한 「한도성여신」의 한도를 조사한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워크아웃 업체들이 과거 5년간 채권단으로부터 책정받았던 당좌차월의 최고한도는 1조2,665억원. 업체들이 현재 영업에 필요한 당좌한도는 1조552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업체들이 현재 책정받고 있는 한도는 2,790억원에 머물러 있다. 이같은 상황은 건설업체의 영업상황에서 더욱 심각해진다. 동아건설‘우방·벽산건설·쌍용건설·남광토건·㈜서한·화성산업 등 7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7년 12조1,412억원에 달했던 7개사의 신규수주액이 올해 6개월간에는 8,806억원까지 줄어들었다. 건설사들이 입찰보증을 받고 싶어도 금융기관과 보증보험사들의 보증기피때문에 사업진행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의 의식전환 시급= 물론 채권 금융기관들이 워크아웃 진행과정에서 엄청난 손실 속에서도 기업의 회생을 위해 공로를 세운 것은 사실이다. 26조원에 달하는 악성채권에 대해 출자전환과 금리재조정·이자유예 등을 통해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마인드의 변화다. 吳위원장은 『채권단이 아직도 대상기업을 주인의식을 갖고 회생시키려는 의식보다는 군림하는 자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일부 채권단은 이익보전을 위해 이자나 챙기려는 자세도 엿보인다』고 일갈했다. 무엇보다 문제는 워크아웃 협약이 종료되는 연말 이후. 이때부터는 말그대로 금융기관과 기업이 자율적으로 일을 해결해야 한다. 지금까지 중재역할을 했던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사라진다. 일부 금융기관들이 지금까지 취해왔던 행태들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미래의 워크아웃 정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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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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