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리아 마리아'로 첫 뮤지컬 무대서는 신해철

"악역 바리새인이 더 어울리지 않나요? 예수역 제의 받았다면 바로 거절했죠"


“악역 전문 배우로 거듭날 생각입니다.” 가수 신해철(40ㆍ사진)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예수를 유혹하던 창녀 막달라 마리아가 죄를 회개하고 성녀로 변하는 과정을 담은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통해서다. 그가 맡은 배역은 마리아에게 예수를 유혹하도록 지시하는 악역 바리새인이다. “섭외 당시 담당자가 바리새인은 대사와 노래가 거의 없다고 설명하더라고요. 그래서 승낙했는데 완전히 속았죠.” 극중 바리새인은예수보다 출연 장면이 더 많다. 사실상 주연급 배역인 셈이다. “초등학생 시절 처음 연극에서 맡은 배역이 광야에서 예수를 유혹하는 사탄이었어요. 그 이후에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을 맡았어요. 바리새인 제의가 왔을 때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죠. 만약 예수역을 제의 했다면 바로 거절했을 겁니다.” ‘마왕’이라는 그의 별명에 딱 어울리는 배역인 셈이다. “어머니께서 공연을 보시더니 배역이 ‘사이코’에다 ‘뺀질이’인 게 영락없이 네 모습이라고 그러시더군요.” 1988년 무한궤도로 데뷔한 이후 가수 인생만 20년이건만 뮤지컬 무대는 부담감이 매우 크다고 한다. “콘서트는 실수를 해도 내가 다 책임을 지면 되는데 뮤지컬은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죠. 무대에서의 긴장도나 망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커요.” 그래도 공연이 현재 준비중인 넥스트 앨범 작업에는 윤활유가 된다고 강조했다. “무대에서 매번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는 뮤지컬 배우들이 자극이 됐죠. 넥스트 멤버들에게도 본받으라고 했다니까요. 덕분에 앨범 작업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어요.” 하지만 앞으로 다른 뮤지컬에 출연할 지는 미정이다. “지금은 이 작품을 잘 마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그래도 평생 이 일만 하고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될 만큼 뮤지컬 공연이 즐겁긴 합니다.” ‘마리아 마리아’에는 ‘너희 중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등 예수의 복음이 대사로 전달된다. 무신론자인 신해철에게도 종교적 감화를 줄까?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바리새인에 어울리지 않나요?” 공연은 12월 14일까지 나루아트센터에서. (02)584-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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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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