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언론들은 이번 시위를 불법 시위라고 규탄하며 '홍콩의 난' '무법천지식 도전'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주요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 인터넷판인 광명망 이날 "현재 홍콩 상황은 '난(亂)'이라는 한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며 "이는 홍콩 내에서 법치를 파괴하고 사회안녕을 훼손하는 위법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홍콩 시위를 '법률에 대한 소수인의 무법천지식 도전' '홍콩특구법률에 대한 도발이자 국가법률에 대한 도전'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신화통신도 논평에서 이번 시위가 100년간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홍콩의 민주적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신화는 "영국에 의한 통치에서 홍콩인에 의한 통치로 바뀐 후 일국일제 하에 1인 1표라는 민주적 제도를 시행한 지 3년이 지났다"며 "홍콩의 민주정치 실천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화는 "아직 홍콩이 민주정치의 기초가 다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서두를 경우 발육불량의 비정상적인 민주정치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신화통신은 논평에서 중국과 홍콩은 한 나라이고 역사와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전체의 이익을 무시한 행동은 홍콩의 민주주의가 수경재배되는 식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에 홍콩 시위대를 비난하는 기사에서 이번 시위를 중앙정부와 홍콩당국의 헌법 질서에 대한 엄중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표명하는 한편 "불법활동에 대한 (홍콩)특구 경찰의 법에 따른 처리를 굳건히 지지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재차 주문했다.
또 관변학자들은 나서서 이번 시위에 대한 서방개입 음모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지훙 중국사회과학원 법학연구원 부소장은 "홍콩 시위의 배후에 서방의 검은 손과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이는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동안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거의 보도를 하지 않던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동시에 시위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일국양제 방침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시위세력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김현수기자 이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