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상반기 사이버 권리침해 상담을 411건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62.5%에 해당하는 257건이 명예훼손 관련이었다고 26일 밝혔다. 이어 모욕(49건), 성폭력(8건), 스토킹(16건)에 대한 상담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총 상담건수는 364건에서 12.9% 증가했고, 이 가운데 명예훼손 관련은 210건에서 22.4% 늘었다. 모욕(68건) 상담은 19건(27.9%) 줄었지만 성폭력(7건)과 스토킹(15건)은 각각 1건씩 많아졌다.
피해 발생 공간은 인터넷 카페가 92건(22.4%)으로 가장 많았고, 게시판 82건(20%), 블로그 30건(7.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게임(20건), 휴대전화(19건), 미니홈피(9건), 채팅(10건), 메신저(2건) 등에서 피해가 일어났다.
심의위는 "명예훼손은 게시판과 카페 등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공간에서 모욕, 스토킹은 1 대 1로 대화하고 내용이 금세 사라지는 게임, 채팅, 메신저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에서 피해를 봤다며 상담을 요청한 건수도 지난해 상반기 6건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 통신환경에서의 명예훼손은 건수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피해 장소도 인터넷 게시판에서 휴대전화로 확장되는 추세다.
게시판과 카페에서의 피해는 지난해 상반기 118건, 81건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이원모 방통심의위 명예훼손분쟁조정팀장은 "포털이 상담 및 민원 부서를 강화하면서 피해자가 포털에 직접 신고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정으로 본인확인제가 폐지됨에 따라 악성댓글과 사생활 침해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