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주차서비스를 해주거나 빌딩 내 고객을 위해 40층에 창구를 개설하며, 밤에도 근무하는 사람을 위해 24시간 여수신 서비스를 하는 등 이색적인 은행 점포들이 연이어 문을 열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의 개념을 벗어나 새로움으로 고객에게 새롭게 다가서기 위해 최첨단 미래형 점포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점포들은 은행ㆍ증권ㆍ보험까지 아우르는 논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없애며 고객군을 세분화해 찾아가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부 은행 지점에서는 무료 통역서비스는 물론 인터넷을 제공하는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하고 경쟁은행들과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기도 하다. 서울 청계천 입구에 자리잡은 기업은행 본사는 지난달부터 지하1층에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회의실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우수제품 전시관이 들어서 있어 외국인 바이어들과 점심식사 후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역으로 들어가는 지하도 한쪽에 ‘마이 머니 네트워크 프라자’를 지난 9월6일부터 운영 중이다. 이곳은 직원 3명의 초소형 점포로 원래 하나은행 본점 빌딩 지하 아케이드 내에 위치했던 것을 여행 서비스를 강화해 새롭게 오픈했다. 미니 점포지만 간단한 여수신 업무는 물론 금융상품 및 여행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지주사가 공식 출범하면 복합 점포를 다수 개설, 은행 점포에서 원스톱으로 금융ㆍ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국내 최고층 빌딩인 63빌딩 내에 ‘스카이 점포’를 운영 중이다. 63빌딩 40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직원 13명이 빌딩에 입주해 있는 기업 고객을 주로 상대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외환 부문의 1인자라는 장점을 살려 강남구 삼성동에 환전ㆍ송금 및 이민 상담을 전담하는 외환센터 지점도 운영 중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대방역ㆍ안산ㆍ의정부 지점 등에는 외국인 전용창구를 운영 중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미래형 점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서울 강남중앙지점을 개점했다. 이 지점은 입구에서부터 안내원이 무료 주차서비스는 물론 고객들의 대기시간에 업무상담을 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산소공급기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신한은행이 인천 영종도 국제공항에서 운영 중인 환전소는 사실상 24시간 잠들지 않는 은행 점포다. 지점 수익의 80% 이상이 환전 수수료라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직원 61명이 2교대 근무로 환전 업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비행기가 뜨지 않는 하루 4~5시간을 제외하곤 24시간 풀 가동 중”이라며 “야간 근무나 휴일 근무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급여도 일반 지점 근무자의 1.5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또 최근 강서구 등촌동 삼성 홈플러스 가양점이 개장됨과 동시에 인근 등촌 지점을 옮겨 입주시켰다. 대형 할인점을 찾는 주부고객을 상대로 패밀리카드 제휴 포인트를 제공, 방문고객이 기존보다 배 이상 늘었다. 국민은행은 서울 잠실의 갤러리아팰리스 내에 직원 7명의 소형 특화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점포는 일반 은행 지점들의 주업무인 여수신 기능을 대폭 줄이는 대신에 펀드와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 판매를 주업무로 하고 있다. VIP 등 부유층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인 만큼 예대마진보다는 이윤이 높은 수수료 수입을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특수제작한 차량에 무궁화위성2호와 연결된 ATM/CD기기 등 영업장비를 갖춘 이동식 점포인 ‘유 파인 뱅크(U-finebank)’를 운영 중이다. 그 동안 몇 개 은행들이 이동식 점포를 운영해왔지만 휴일에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 점포는 소장과 직원 2명, 청원경찰, 기사 등 5명이 근무한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밀집지역, 재래시장 등을 가리지 않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