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양적 완화 비판론 고조

"대량 유동성으로 이머징마켓 금융시장 불안"

미국과 일본ㆍ유럽 등 주요 신진국이 돈을 풀어 경기를 방어하는 '양적완화'정책에 비판론이 거세다. 선진국 중앙은행 유동성 대량 공급이 이머징마켓의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환율 전쟁으로 치닫게 한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5일(현지 시간) "FRB와 유럽중앙은행(ECB)에 의한 '유동성 홍수'가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어 일본과 브라질 등이 시장에 개입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또 "두 중앙은행의 지나치게 완화된 통화 정책이 세계경제 회복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에 빠뜨렸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재정부양"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은 전날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 완화를 발표한 것과 맞물려 주목 받고 있다. 6년만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전쟁을 촉발시켰던 일본은 전날 4년여 만에 '제로 금리'로 복귀하고 5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 등 양적 완화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 통화전쟁 2라운드를 예고했다. 양적 완화는 통화량을 늘려 자국 화폐의 통화가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일본의 양적 완화정책은 오는 11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조 달러 규모의 제2차 양적 완화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선진국의 대량 유동성 공급으로 이머징마켓은 해외자본 유입으로 인한 자국통화 강세 방어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RBI)의 수비르 고칸 부총재는 5일 과도한 물가상승률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올해 197억 달러 상당의 인도 주식을 매입했는데, 이 중 3분의 1은 9월부터 시장에 들어온 것이다. 고칸 부총재는 "유동성이 넘치는 데다 신흥시장으로 쏠림이 심화되면서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잠재적 위험으로 판단하고, 대처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톰슨 로이터의 금융 전문 잡지 IFR에 따르면 아시아 각국 당국이 지난주 외환시장에 개입해 160억 달러를 사들이는 등 자국통화 방어에 부심하고 있다. 태국 은행은 밧화가 13년 최고치로 상승한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자금 유입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싱가포르, 대만 등도 환 시장 개입을 시사하거나 개입했다. 한편, 서방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오는 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막되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에 때맞춰 비공식 접촉을 갖고 국제통화전쟁 종식을 위한 해법을 모색할 방침이어서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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