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란 중부 아라크의 중수로시설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입수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상업위성 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지난해 9월 촬영한 위성사진은 아라크 중수시설 일부에서 증기가 방출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는 이란이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 가동에 돌입함으로써 농축우라늄을 생산해 핵무기화하는 기존의 계획 외에 플루토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플랜B'를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란 핵개발을 둘러싼 서방과의 논란은 포르도 등 농축우라늄 생산을 위한 핵시설에 국한돼왔다.
서방국가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아라크 시설이 가동되고 있다는 정보를 이미 확보한 상태였지만 중수로 시설 가동의 증거가 되는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란은 앞서 IAEA에 오는 2014년 1ㆍ4분기부터 아라크 중수로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지난 18개월 동안 아라크 중수로의 원자로를 서방에 공개하지 않았다. 신문은 또 아라크 핵시설 주변의 다른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 내 다른 핵시설보다 많은 대공미사일과 대공포가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인텔리전스서비스의 스튜어트 레이는 "(사진 속의) 방출되는 증기는 중수시설이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설 주변에 방어무기가 대규모로 배치된 것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란이 아직 플루토늄을 재처리해 무기화할 기술을 갖추지 못한 점을 들어 이란이 핵개발 기술을 가진 북한과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 국무부 출신인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재처리 기술을 얻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며 아라크 중수로가 서방의 이란 공격을 앞당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