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전 동의없는 펀드유형 임의 변경 논란

국내 한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들의 사전 동의 없이 주식형으로 운용되던 펀드를 혼합형으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조흥투신운용은 지난 3일자 공시를 통해 `BEST장기주택마련 주식투자신탁1호'의 유형을 주식형에서 혼합형으로 전환하고 명칭도 `BEST장기주택마련 혼합투자신탁1호'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번 약관 변경으로 이 펀드의 주식 비중이 종전의 60% 이상에서 90% 이하로 바꼈으며 실제로 조흥투신은 90%에 이상이던 이 펀드의 주식 자산을 모두 팔아 치워 주식비중을 `제로'로 낮췄다. 이처럼 펀드 유형을 운용사 임의대로 변경해, 자산내 주식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행위가 투자자들과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르면 펀드의 종류 변경은 `수익자 이익과 관련된 중요 사항' 중 하나로 수익자 총회를 열어서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투자신탁 종류 변경'은 증권, 파생상품, 부동산, 실물, 단기금융, 재간접 등 투자 대상이 서로 다른 투자신탁간의 변경을 의미한다. 따라서 증권투자기구내에서 주식형→혼합형으로 유형을 변경한 경우 수익자 총회 개최 의무가 없고 따라서 조흥투신의 경우 법률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거나 판단의 시간을 주지 않은 것은 상당한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전문가들은 단일 투자기구 내에서도 운용사의 임의적인 유형 변경과 급격한자산 비중 조정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후 수익률을 둘러싼 분쟁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법률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법률적인 문제를 떠나 투자설명서상에명시된 펀드 유형을 선택했던 투자자들에게 먼저 알리고 판단할 시간을 줄 필요가있다"며 "이런 과정이 생략됐다면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박삼철 자산운용업무 팀장은 "실제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지만, 이런경우에 대비해 법률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SEI에셋자산운용도 `세이고배당밸런스드60'의 유형을 주식형에서 혼합형으로 전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펀드의 경우 명칭만 바뀌었을 뿐 주식투자비중은 종전과 같이 60%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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