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6·4 국민의 선택] 균형감 있는 표본 추출에 한계… ARS·전화면접 따라 편차도 커

■ 빗나간 여론조사의 허실

# 2012년 4·11총선

대다수의 정치권 관계자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근소한 차이로 원내 다수당의 지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개표 결과 새누리당은 152석을 얻어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12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야권연대를 했던 통합진보당의 13석을 합쳐도 새누리당에 12석이나 뒤졌다.


위의 두 사례는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정확한 조사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유권자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균형감 있게 추출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를 정교하게 구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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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론조사 기관들은 두 가지 보완책을 도입했다. 첫 번째 방안은 유선전화와 휴대폰 조사를 병행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 기관들은 여전히 유선전화로만 조사를 했다. 조사시간에 경제활동을 하느라 집을 비운 젊은층과 중년층의 표심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휴대폰을 통해서도 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들은 유선전화와 휴대폰을 절반 비율로 섞어 조사를 벌였다. 두 번째는 임의번호 걸기 방식(RDD·Random Digit Dialing)이다. 임의번호 걸기 방식은 컴퓨터가 임의로 생성한 전화번호를 가지고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여론조사 표본을 KT에 등재된 전화번호부를 활용해 추출한 탓에 미등재 유권자의 여론을 반영할 수 없었으나 임의번호 걸기 방식으로 전화번호부 미등재자들도 조사 대상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보완책에도 불구하고 변수는 존재한다. 여론조사 실시방식에 따라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과 전화 면접원의 조사가 대표적이다. 유권자에게 사전에 녹음한 질문 내용을 틀어주고 답변을 요구하는 자동응답 시스템은 응답률이 불과 3~5% 안팎에 불과하다. 100명에게 전화를 걸어도 5명밖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반해 전화 면접원 방식은 평균 10% 이상의 응답률을 보인다. 조사원이 직접 유권자에게 질문하면서 답변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응답률이 낮을수록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화 면접원 방식이 비교적 정확하게 '표심'을 반영하는 셈이다. 다만 조사비용이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6·4지방선거에서는 당내경선 등에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높아진 점을 노린 불법 선거활동이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임의로 개설한 유선전화를 휴대폰에 착신 전환한 뒤 여론조사 기관의 전화가 오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경북 경주경찰서는 6·4지방선거에서 예비후보의 지지도를 높이려던 일당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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