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요 Watch] "불황에 가뜩이나 힘든데…" 골프장 발동동

■ 봄 빼앗긴 그린… 골프가 죄인가요?<br>그린피 할인·카트 무료이용 등 대책 안간힘


"골프가 죄지은 것도 아닌데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경기 여주의 한 골프장 사장은 "예년에는 주말 예약이 100% 가까이 됐을 시기인데 이번주 말의 경우 15일 현재까지 예약률이 80% 아래에 그치고 있다. 주중에는 50% 채우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한 공공기관 관계사 골프장 대표는 "이번주 말과 다음주 말 예약 취소가 20건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공직 계통 인사들의 이용이 최근 1~2주 내에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골프장업계는 경영 악화로 몸살을 앓아왔다. 전반적인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영업이익률이 3~4년간 하락해왔고 회원권 시세 하락에 따른 입회금 반환 요구 문제에 휩싸였다. 지난 겨울에는 유난히 춥고 잦은 폭설로 정상 영업일수가 뚝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회적 이슈가 골프와 결부되는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4중고에 직면했다. 특히 골퍼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칠 외부 악재의 출현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위험이 감도는 상황에서 현역 장성급 군인들이 골프를 쳐 문제가 됐고 대구의 한 경찰서장은 주말에 규정된 범위를 벗어나 라운드를 한 뒤 대기발령을 받았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장 인선에 대해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달라"고 말하면서 공직사회의 골프 자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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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업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직자들의 골프에 대한 시각이 많이 관대해졌다고는 하지만 부적절한 골프 문제가 떠오를 때마다 이용객 감소와 이미지 저하를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근거 없이 '골프금지령'을 공표하는 것은 골프를 규탄 대상이 되는 스포츠인 양 호도하는 일인 만큼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골프장들은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날씨가 많이 풀린 3월 중순이지만 시간대에 따라 이용료를 내려 받고 카트 이용료를 받지 않는 등 이벤트를 하며 골퍼를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골프장 할인을 알리는 휴대폰 메시지도 많아졌다.

한편 회원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악성 매물이 거의 해소된데다 최근 회원권 거래가 실제 이용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동요는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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