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24일부터 세종문화회관<br>인간의 욕망·사랑·음모 그린 4부작 나흘간 공연
| 24일 막이 오르는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중 2부 '발퀴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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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이 오는 24일부터 4일간 국내무대에 첫 선을 보인다.
니벨룽의 반지는 18시간에 달하는 대형 오페라로 바그너 작품을 노래할 수 있는 가수 ‘바그네리안’을 찾기가 힘들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무대 스텝에게 엄청난 작품이라서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외에는 4부작을 연이어 공연하는 곳이 드물다.
무대는 바로 태초에 하늘과 땅, 지하 세계를 지배하던 신, 거인, 난쟁이, 인간이 서로 반지를 빼앗고 빼앗기는 과정에서 분출하는 욕망ㆍ사랑ㆍ배신ㆍ음모ㆍ저주가 4부작에 걸쳐 펼쳐지는 대규모 판타지다.
이번 공연은 바그너의 고향인 독일과 러시아 등에서 두 차례 공연을 성공한 러시아 마린스키 오페라단의 아시아 초연이라는 점과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봉을 잡는 등 오페라 애호가 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작품은 200여년간 직간접적으로 환타지 영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반지를 손에 넣었던 니벨룽족 알베리히가 신(神) 보탄의 기지에 빠져 반지를 잃고 만다는 설정과 반지를 갖게 되면 탐욕과 집착에 빠진다는 줄거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 등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영화들이 수두룩하다.
4부작은 연속된 이야기지만 각각의 완결성을 유지하고 있다. 1부 ‘라인의 황금’(24일)은 전체 내용을 응축하고 있으며, 2부 ‘발퀴레’(25일)는 신과 인간의 운명이 바뀌는 것을 알린다. 3부 ‘지그프리트’(27일)는 영웅의 등장과 반지의 재 탈환을, 4부 ‘신들의 황혼’(29일)은 신에 의해 탄생된 영웅에 의해 신들이 멸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페라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박종호 신경정신과 박사는 “이야기는 복잡하고 많은 상황과 다양한 가치가 나오지만 극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권력에 대한 집착”이라며 “그리고 권력욕은 결국 모두에게 파멸을 가져온다는 시대를 초월한 교훈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국내 초연을 앞두고 관객들을 위한 공개 특강도 열렸다. 지난 8월 기획사인 CMI와 클래식 음악동호회 무지크바움이 공동으로 마련한 ‘니벨룽의 반지 공개특강’에는 100여명의 바그너 애호가들이 모여 공연을 만족스럽게 관람하기위한 예습에 열을 올렸다. 기획사측은 “바그너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공연하지 않아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위해서는 미리 공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많다”며 “우리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었던 이탈리아 오페라와 달리 이 작품은 관객들의 상상력과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작”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518-7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