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은행 고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수백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행에 성공한 신입행원들이 처음 부딛치는 것은 한계에 도전하는 극기훈련과 사회적 약자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사회봉사활동이다. 은행 일에 극기훈련과 사회봉사활동은 뜬금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은행 경영진은 신세대 행원들이 어려움을 겪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이런 훈련과 정신무장을 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은행권에서 신입행원 교육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전쟁의 신병들에게는 군인마저 어려워하는 100㎞ 행군이 기다리는가 하면 선비정신을 강조하기 위해 기마자세로 4시간 동안 안창호 선생의 글을 읽도록 하는 정신교육이 의무화되고 있다. 이 훈련에는 남녀 구별이 없다. 극기훈련을 거친 다음에 은행원으로서 갖춰야 할 실무교육과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대기하고 있다. 고통극복과 함께 넓은 시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대개 5~8주 정도의 연수기간 동안 신입행원 한명에 투자하는 비용만 평균 1,000만원을 넘는다. 은행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폭넓은 지식은 물론 튼튼한 체력을 갖춘 인재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부터 오는 2월24일까지 8주 동안 223명의 남녀 신입행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은행 연수과정의 클라이맥스는 11일 실시된 100㎞ 극기행군이다. 조직적응력 배양 및 동료애 증진을 위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이 행군은 충남 당진 왜목마을에서 천안연수원까지 100㎞를 이틀에 걸쳐 잠도 자지 않고(무박2일)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서는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종착지에 도착해 올해 신입행원들이 선배들보다 뛰어난 정신력과 강인한 체력을 가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어 직무교육에서 신세대 신입행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져나오는 신상품 개발 토론회가 열렸다. 팀별로 수익창출을 위한 신상품 프레젠테이션을 실시, 이중 우수상품은 직접 개발될 예정이다. 9일부터 9주간의 연수교육을 받고 있는 210명의 우리은행 신입행원들은 20일 야간산행을 통해 동료애를 키운 데 이어 경기도 광주 한사랑마을을 찾아 사회공헌활동을 벌여 사회봉사를 실천했다. 또 토종은행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 ‘역사신문 만들기’ 시간을 갖고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에서 21세기의 은행 역사에 대한 강좌를 들었다. 이어 ‘2020우리은행’이라는 주제로 미래를 준비하는 신입행원들의 포부를 밝히는 토론회를 열었다. 신한은행의 신입사원 연수 프로그램은 ▦정독 ▦80㎞ 행군▦봉사활동 등으로 짜여져 있다. 정독은 태권도 기마자세로 4시간 동안 천에 새겨진 도산 선생의 ‘주인정신’을 큰 소리로 낭독하는 교육이다. 이어 무박2일의 80㎞ 행군을 실시한 후부터 일반업무 교육에 들어간다. 일반업무 교육에는 봉사정신을 고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신한은행 신입행원들은 이달 초 동두천 연탄 나르기 행사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서 찬사를 받았다. 66명의 신입행원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즐거운 연수’ 개념을 도입했다. 기본 업무 연수 이외에 뮤지컬ㆍ재즈댄스ㆍ아카펠라ㆍ개그 등 분야별로 선택, 하루 2시간씩 연수기간 중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측은 “직장생활을 시작해 놓치기 쉬운 자기개발과 취미생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신입행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신입행원 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은 전직원이 함께하는 것. 한라산 정상등반을 위해 서울역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동안에 KTX가 정차하는 천안ㆍ익산 등 정거장에는 그 지역의 선배직원들이 나와 환영과 격려를 하는 행사를 갖는다. 학벌과 연령 제한 없이 공채를 실시한 외환은행은 30명의 신입행원들에 대해 5주에 걸쳐 일본과 국내 불우시설을 방문, 봉사활동 및 공연을 한 데 이어 5월에 해외지점 견학 및 해외연수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