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 삼성생명·화재 지분 매입 추진] 지배구조 개편 어디까지 왔나

연내 SDS·제일모직 상장 통해 실탄 확보

'삼성전자 중심으로 승계구도 짜기' 몰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8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분확보에 나서면서 삼성이 '3세 경영' 체제를 어떻게 완성해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음달 14일 상장을 앞둔 삼성SDS와 연내 상장 예정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을 통해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계열사 간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재용 체제 만들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삼성SDS 상장은 당장 이 부회장 등 삼성 3세들에게 막대한 현금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지분을 11.25% 갖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3.90%를 보유 중이다. 삼성SDS는 희망공모가로 최대 19만원을 적어냈지만 장외시장에서 주당 36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장외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3조1,300억원에 이른다. 유안타증권이 삼성SDS의 목표주가로 50만원을 제시한 만큼 상장 후에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 만약 이 부회장이 지분을 처분할 경우 매각 자금은 이건희 회장의 재산과 지분을 물려받는 데 드는 상속세나 다른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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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상장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짜는 데 핵심 작업으로 꼽힌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다. 이 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20.76%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한 것과 달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7%에 불과해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방법이 삼성전자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눈 뒤 지주회사를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제일모직 지분 25.10%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상속분까지 합쳐 새로운 합병회사의 지분을 10% 이상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할 수 있다.

삼성 측은 삼성전자나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전환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순환출자구조를 단순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이 당장은 힘들더라도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를 나눠 제일모직과 합친 뒤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며 "(금융계열사 지분 확대는) 금융 분야에 대한 지배력도 늘려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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