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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중국이라는 나라의 역설

중국은 정말 역설적인 나라다. 이번주 중국을 방문하는 존 스노 미 재무장관 앞에 놓여 있는 나라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30분의1에도 못 미치는 950달러 수준이다. 하지만 이 나라는 지난 12일 2년 만에 두번째로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린 국가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번째다. 중국은 또 가난한 국가이지만 그 나라가 갖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홍콩을 합칠 경우 일본보다 많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그것의 경제는 여전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지만 중국 공장의 수출은 세계의 수퍼 파워 미국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나아가 부실채권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되고 있지 않은 중국 은행들이지만 이 은행들의 기업공개(IPO)에는 수많은 외국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여섯명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서로 다르게 묘사한다는 우화처럼 이 모든 것은 중국이라는 전체 국가의 일부분이고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스노 장관을 포함해 미 행정부는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 부시 행정부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저가수출품에 대한 걱정을 그만두는 편이 낫다. 현재 시점에서 중국이 수출 물량을 조절해 결과적으로 고용을 줄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 문제로 중국 지도자들을 귀찮게 하는 것은 불필요한 마찰만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군사주의는 다른 문제다. 중국은 유인우주선 발사는 평화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주 프로그램은 극도의 폐쇄적 조직인 군 당국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최근 빈부격차 등으로 인해 불거지는 사회 불안을 민족주의라는 구호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분명 위험한 현실이다. 선저우 6호의 발사는 지도층의 부패 문제에 노여워하고 있는 국민들의 관심을 애국심으로 바꿔놓기 위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자신들의 성과에 자부심을 가질 권리가 있다. 하지만 외부 세계는 중국 정부가 군사 목적을 위해 우주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의심을 거둬서는 안된다. 중국의 군사주의는 미국으로 흘러들어오는 중국산 저가물품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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