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카지노 규모 확대 논란

서울시가 오는 2010년까지 ‘연간 외국인 관광객 1,200만명 유치’를 위해 현재 시내에 운영 중인 카지노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시는 현행법상 카지노를 새로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워커힐호텔 등 3곳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규모와 시설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다른 곳으로 확대ㆍ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한 관계자는 15일 “싱가포르ㆍ홍콩 등이 관광경쟁력 확보를 위해 카지노 증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이들 도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카지노를 증설하거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는 호텔 카지노 업자들이 객장을 확대ㆍ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할 경우 잠실운동장 학생수영장 부지 또는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을 만들어 이전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현실을 도외시한 안일한 생각일 뿐만 아니라 오세훈 시장이 줄곧 강조해온 ‘창의 시정’과도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워커힐호텔과 힐튼ㆍ오크우드호텔 등 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모두 민간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가 이전ㆍ확대 추진에 앞장서는 것을 두고 ‘너무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관광진흥법에 카지노 신규허가를 위한 조건을 ‘최신 신규허가가 있은 날 이후 외래 관광객이 60만명 이상 증가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고 기존 영업장의 규모확대나 이전도 문화관광부 장관의 허가를 얻도록 돼 있다. 김종민 문화부 장관은 이미 지난 5월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정서상 (카지노 추가 도입) 속도를 낼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 카지노의 영업장 이전이나 규모 확대 등에 대한 신청이 들어오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외화 획득에 대한 기여 등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서울시내에서 운영 중인 3개 업체도 테이블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 수준이어서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인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카지노로 쉽게 외화 벌이를 하려고 생각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일 뿐만 아니라 관광 한국 이미지 조성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민선 4기 시정의 핵심인 ‘창의 시정’ 방향과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