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의도 훔쳐보기] 김무성 "신중" 유승민 "속결"… 여당 지도부 동상이몽

새누리당 유승민(왼쪽)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만연된 부패와 잘못된 부정 청탁 문화를 뿌리 뽑는 좋은 취지를 가진 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김무성(오른쪽) 대표는 신중한 처리를 당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

지난달 초 원내대표 경선으로 새누리당에 '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K·Y(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가 들어선 지 한 달이 지났다.

예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원조 친박'이었다가 현 정부 출범 이후 박 대통령과 멀어진 '탈박' '짤박'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를 받았던 이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연말정산 파동, 청와대 인사를 비롯해 최근의 김영란법 처리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달 27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친 의원총회를 거쳐 김영란법 처리 문제를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 맡기기로 한 다음날인 2일 김무성 대표는 "법은 일단 적용된 다음에 이를 새롭게 고치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김영란법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중한 처리를 당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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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승민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에 대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와 부정청탁의 문화, 잘못된 문화를 뿌리 뽑는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는 법이기 때문에 이게 국민의 뜻이고 시대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날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당초 예정된 시한인 3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최근 박 대통령이 단행한 청와대 비서실장 인사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 달리 유 원내대표는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연말정산 파동을 계기로 증세·복지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김 대표는 여당 내 '금기'로 여겨졌던 법인세 인상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반면 유 원내대표는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지는 의견차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갈등설'에 대해 두 사람 모두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은 정당이 민주적이고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만 김영란법 처리 과정에서 결국 유 원내대표의 뜻이 관철된 것처럼 선거가 없는 올해는 유 원내대표의 목소리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대표와 원내대표는 전통적으로 협력하면서도 경쟁관계를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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