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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기간이 끝난 집중관리병원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이 집중관리병원의 격리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관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메르스 환자가 지역의 여러 병원을 무방비 상태로 방문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격리 대상자가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후 확진판정을 받는 사례도 나오면서 보건당국이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일일 정례브리핑에서 "건국대병원 등 집중관리병원에서 격리기간이 완료되는 시점에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집중관리병원에 대한 격리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즉각대응팀은 격리 해제기간이 돌아오는 집중관리병원에 대해 의심자 중합효소 연쇄반응검사(PCR), 격리 해제의 적절성 평가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건국대병원은 76번째 환자(75)의 노출일(6일)에 잠복기(14일)를 더한 지난 20일로 격리기간이 끝났지만 계속 환자가 나오고 있다. 이날 추가로 확진판정을 받은 170번째 환자(77)는 6일 76번째 확진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해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확진판정을 받은 168번째 환자(36)인 이 병원 방사선사 역시 격리기간이 끝난 후 발생한 환자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170번째 환자가 76번째 환자와 멀리 떨어진 공간에 있었다고 판단, 관리 대상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환자는 건국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퇴원해 경기도 구리시 카이저재활병원, 속편한내과, 한양대 구리병원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보건당국은 우선 건국대병원에서 170번째 환자가 입원해 있던 6층 병동의 입퇴원을 전면 중단시켰다. 또 이 환자와 직접 접촉한 직원은 자택격리를 실시하고 밀접접촉자의 경우 전수 PCR를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이저병원에 대해서는 건물 출입이 통제했고 병원에 입원한 전체 환자에 대해 1인1실 격리를 원칙으로 이송계획을 마련 중이다. 6~7층 의료진과 보호자 등은 전원 자택격리하고 건물을 방문한 방문객 등을 대상으로도 능동감시를 시행하기로 했다.
대청병원에서 세 명의 메르스 환자를 간병한 172번째 환자(61)의 경우 자가격리기간이 끝난 후 확진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172번째 환자가 메르스 환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시점을 5월30일로 잘못 파악하고 자가격리기간을 13일까지로 설정했다. 자가격리기간이 끝난 이 환자는 6월15일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등 외출을 하기도 했다. 정은경 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해당 환자는 15일 발열이 시작돼 보건소로 연락을 했다"며 "대청병원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최종 노출일을 좀 더 정교하게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누락이 발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