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감원 한은산하 존속을/예산실 재경원서 분리 대통령 직속기구로/연합·후보사퇴등 생각한바 없다조순 민주당 총재는 2일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게 된 동기와 경제현안 대응방안, 앞으로의 대선운동계획 등에 대해 참석자들과 열띤 토론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패널들의 질문과 조총재의 답변내용이다.
서울시장 시절 대선 출마를 극구 부인했는데 다시 출마하게 된 이유는.
▲서울시장이 된 이후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은 충실히 실행했다. 그러나 대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주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나라는 다시 한번 후퇴를 할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 때문에 출마하게 됐다.
민정당 시절 경제부총리, 한은총재를 지내다 지난번 선거에서는 국민회의의 지원을 얻어 당선되는 등 권력이 있는 곳으로 옮겨다니고 있다는 비난이 있는데.
▲부총리 시절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사표를 두번씩 냈다. 또 한은총재 재임시에는 대선이 치러졌음에도 긴축정책을 실행하고 한은독립을 줄곧 주장하는 등 결코 권력을 쫓아 다닌 것은 아니다.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낡은 시대의 수혜자가 아니다. 낡은 시대에서 조차도 새로운 시대를 지향하고 나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낮은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을 경우 다른 정당과 연합하든지 후보사퇴를 할 뜻은 있는가.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나타났듯이 지지율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대안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다른 후보와 연합하거나 후보사퇴는 생각한 바 없다. 특히 여론조사도 완전히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희망은 아직도 민심의 소재는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우리 자동차에 대해 슈퍼301조를 적용시키려는 상황인데, 현재 대통령 자리에 있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
▲직접 교섭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통상산업부장관·외무부 장관과 협의하에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통상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투명한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 WTO시대를 맞아 우리도 미국처럼 통상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부터 조약 적용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재무부와 경제기획원이 재경원으로 통합됨으로써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선된다면 재무부와 기획원을 분리할 계획은 없는가.
▲재경원 분리도 문제지만, 우선 재경원의 통화에 관한 책임을 한국은행에 완전 이양해야 한다. 이밖에 예산실을 대통령 직속으로 분리하는 등 비대한 재경원을 정책수행상 간편한 조직으로 만들고 업무를 경감시켜야 한다. 또 은행감독원을 한국은행에서 독립, 금융감독원으로 분리한다는 사안에 대해 정부와 한국은행이 대립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은감원은 한국은행에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만 한은이 통화량 조정의 직접적 수단을 갖게될 것이다.
최근 조후보는 기아문제와 관련, 경제성 없는 기업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공개시장에서 기아를 잘 경영할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 제3자 인수 지지발언을 했다. 이는 김선홍회장 퇴진을 의미하는 것인가. 또 제3자인수의 구체적 방안은.
▲우선 정부의 우유부단한 태도와 정치권의 개입으로 기아문제가 점차 미궁으로 빠지는데 대해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 기아문제는 경제논리로 해결해야 한다. 즉 M&A처리방식처럼 기아를 살릴 수 있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공개적으로 기아 매각을 타진, 입찰방식으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제3자에게 인수시켜야 한다.
고속전철 추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는데 사업 부실화에 대한 소감은.
▲책임회피는 아니지만 고속철 추진은 부총리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속철 기획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실이 발생한 것은 설계와 시공 등 기획 이후 추진과정에서다.<온종훈·신경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