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스마트그리드 주도권 잡으려면

김병숙 한국전력공사 신성장동력본부장


'에너지 인터넷'이라고도 불리는 '스마트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으로 단순히 전력 분야뿐만 아니라 의료·금융·자동차 등 이종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창조경제시대를 만들어가는 차세대 먹거리다.

우리나라는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정부 주도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스마트그리드 기술력과 실증경험을 축적했다. 한국전력도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이 통합된 '스마트그리드스테이션'을 구축하고 구체적인 상용화 모델을 구현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설비 표준화 미흡과 같은 기술적인 어려움, 일부 이해관계자의 시장 선점을 위한 대립 등의 문제가 아직 남았다. 이에 우리나라가 국내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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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정부와 전력회사를 구심점으로 한 체계적인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이는 국가 전력계통을 담당하는 전력회사의 전체 플랫폼과 개별 요소기술이 상호 연동돼야만 스마트그리드의 기술적 완결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둘째, ESS, 지능형전력계량 인프라, 스마트그리드스테이션 등 기반설비 및 사업모델 개발에 대한 보다 과감한 연구·기술 개발 투자와 국제표준화 선점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할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국제표준으로 연계하는 것이야말로 스마트그리드의 수출이라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첩경이다.

셋째, 정부·한전·기업·학계로 이어지는 일련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참여기업 간 교류를 강화하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여건을 마련한다면 투자 활성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적극적인 소통 노력과 신뢰기반 조성에도 힘써야 한다. 전력산업과 에너지의 효율적 소비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참여 없이는 스마트그리드의 완성은 물론이고 미래 먹거리 창출도 요원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제6의 물결 속에 있다. 세계는 치열한 자원 에너지 전쟁이 한창이다. ICT강국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기술을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전력에너지 분야 혁신의 물결이 힘차게 일어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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